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9일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에게 드리는 글'이란 시국선언문을 발표한다. 박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폐지발언을 여권이 벌인 국가정체성 파괴의 결정판으로 규정하고 폐지를 저지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임을 밝힐 예정이다. 한나라당이 올인을 선언한 국보법 폐지 저지 투쟁을 박 대표가 진두지휘하는 모양새다.박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당의 명운을 걸고 국보법 폐지를 저지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표명한다. 8일 오후 회견문을 준비한 회의에서 일부는 "대표직을 걸어야 한다"며 배수진을 치라고 건의했다. 또 다른 의원들은 장외투쟁도 건의했다. 이틀 전 "지도부가 폐지만 막는다면 국보법 개정에 동의하겠다"고 한 극우파 김용갑 의원의 발언과 함께 초강경으로 가는 당내 분위기를 보여준다.
박 대표는 회견문에서 국보법 폐지주장이 한반도의 분단현실을 감안할 때 명백히 잘못된 것이며 국론분열 등 소모적 결과만 낳고있다는 점을 밝힐 예정이다. 민생 등을 외면한 채 과거사 캐기 등에만 몰두하지 말고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 머리를 맞대자는 대여제안도 할 생각이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국보법폐지 저지 투쟁이 정쟁으로 변질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곧바로 장외투쟁, 농성 등 극한적인 투쟁을 벌이기 보다는 대신 공청회, 국민토론회 등 보다 유연한 전술을 편다는 것이다. 1단계 투쟁을 통해 폐지반대여론을 좀 더 확산한 뒤 여권의 대응에 따라 대응수위를 높이는 전략이다. 노 대통령의 폐지발언을 계기로 폐지반대 여론이 급속 확산되는 만큼 체계적으로 대응, 반대론자는 물론 개정쪽에 기운 중간층까지 끌어들여보자는 속내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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