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란디루는 브라질 상파울로 도심에 회색 덩치를 자랑하며 자리 잡고 있던 남미 최대 감옥. 3,500명 정원에 7,000명을 몰아넣은 인권의 사각지대이다. 동성애가 횡행하고, 버젓이 마약을 복용하는 죄수들이 ‘불법 무기’를 하나 정도는 휴대하고 있던 곳이다. 언뜻 보기엔 무법지대이지만, 냉혹한 위계질서가 존재하는 이곳에 의사 바렐라가 도착한다.그는 그들과 상담을 나누면서 그들의 인간적인 범죄이야기에 빠져든다. 공범을 실수로 죽이고 들어온 에보니, 두 여자를 오가며 사랑을 즐기다 방화혐의를 뒤집어 쓴 하이니스 등 사연만큼 갖가지의 죄명을 지닌 죄수들의 과거가 스크린을 흐른다. 카메라는 못 배우고 배경없는 사람들에게는 담장 밖과 안은 별반 차이가 없다고, 단지 감옥은 브라질 사회의 축소판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정부의 폭동진압장면으로 그 축소판의 모순을 극명하게 보여준다.사소한 패싸움이 폭동으로 번지자, 공권력을 동원하는 주 정부관리들.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방관하던 그들이 선거를 눈앞에 두고 죄수들의 삶에 개입, 111명의 목숨을 앗아간다.
카란디루 죄수들과 고락을 함께한 드라우지오 바렐라의 논픽션을 영상으로 옮겼다.‘거미여인의 키스’(85년)의 헥터 바벤코가 메가폰을 잡았다. 10일개봉. 15세관람가.
/라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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