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로봇 연구자들은 어릴 적 꿈을 간직하고 사는 분들이 많습니다.만화 영화에 나오는 아톰이나 마징가Z 같은 것을 TV로 보면서 자신의 꿈을 결정했다고 보면 맞습니다. 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연구소 방문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과학자와의 만남이라는 시간도 있습니다. 한 학생이 이런 질문을 하더군요. “월급이 얼마예요?” 단순히 월급 얘기만 하는 것은 무의미해 제가 박사과정 시절에 만난 독일 학생들의 얘기를 했습니다.
제가 박사과정을 보낸 학교에서는 해마다 3개월 기간으로 독일 아헨공대 고학년 학생들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찾아와서 같이 연구를 했습니다.한번은 제 연구실 후배 한명이 독일 학생들에게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공부 잘하는 청소년들이 의사나 변호사만 되려고 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고요. 여기에 독일 학생들도 공감을 하더군요. 독일도 같은 사회적 현상이 10여년 전부터 있어왔고 현재 아헨공대는 몇 년째 정원도 못 채우고 있다고 하더군요. 참고로 독일 대학들은 모든 재정 지원을 국가에서 받기 때문에 수학능력 기준에 미달되는 학생들을 선발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습니다.
이 것이 결국 독일 대학의 이공계 졸업생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10년 전에는 의사나 변호사보다 급여가 적었지만 현재는 과학자나 공학자의 희소가치가 증가하여 급여 수준이 비슷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독일의 10년 전 모습과 현재 한국 사회의 모습이 비슷하지 않을까요? 선진국의 과거 모습들이 현재 우리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을 종종 확인할 수있습니다.
이처럼 과학자나 공학자의 현재 사회적 모습이 청소년 여러분의 미래 모습은 아니며, 좀 더 나은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저는 월급 질문을 던진 청소년에게 말해주었습니다.상투적인 말도 덧붙였습니다.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의학 법학과 같은 학문보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있으며 이를 견인할 과학 인재들이 우리나라에 꼭 필요하다고요.
사회 현상도 물리법칙과 같이 평형상태를 찾아갈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공계 기피 현상도 언젠가는 회복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청소년 여러분! 지금의 이공계 모습을 보지 마시고 여러분들의 사회에 진출할 10년 후를 생각해 보십시오. 선배로서 자신 있게 이야기합니다. 꿈과 희망이 있는 이공계로 오십시오!!
최영진 KIST 지능로봇연구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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