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영방송인 NHK의 권위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 사회의 부정이나 비리를 고발해야 할 공영방송 내에 직원 비리가 만연해 있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NHK는 7일 직원 비리에 대한 자체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관리 책임을 물어 에비사와 가쓰지(海老澤勝二) 회장을 비롯한 전 임원 12명에 대해 6개월간 감봉 처분했다. 또 외주 제작비를 과다 청구해 취재경비로 사용한 서울지국장을 정직 6개월, 허위로 출장비를 타낸 직원 2명을 7일간 출근정지 처분했다.
NHK는 지난 7월 직원 비리에 대한 내부 고발을 접수하고 ‘업무총점검실시본부’를 발족해 두 달여 동안 경리 부문 전반을 조사해왔다. 지금까지 드러난 비리를 보면 연말 인기프로그램인 가요 홍백전 프로듀서가 1996년부터 5년간 외부 이벤트 회사에 제작비를 지급한 뒤 절반 가량인 4,800만엔을 리베이트 형식으로 돌려 받아 유용한 것이 적발돼 파면당했다.
서울지국장은 1993~1999년 월 60만~100만엔을 과다 계상한 영수증을 외부프로덕션에 만들게 해 허위로 경리처리를 했다. 지난 3일에는 직원 4명이 수금한 시청료 가로채기, 통장 거래 내용 조작 등의 수법으로 970만 엔을 착복한 사실이 드러나 면직됐다.
이밖에도 외주 제작비 과다 지불, 허위 출장비나 접대비 청구, 장비 분실 등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NHK가 24시간 위성 뉴스채널, 지상파 디지털방송 등 새로운 서비스를 늘리면서 더욱 거대해졌고 이 과정에서 내부 비리가 만연해지고 있어 공영방송의 위상과 감독체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의원 총무위원회는 9일 NHK 에비사와 회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청문회를 열 예정이고 독립 UHF 방송국인 도쿄(東京)MX TV가 이 청문회를 생중계하겠다고 나섰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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