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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시장"선점 경제판 동북공정?/中, 北투자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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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시장"선점 경제판 동북공정?/中, 北투자 러시

입력
2004.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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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중국 모험가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중국의 경제월간지 환치우스바오(環球時報)는 최근호에서 중국의 북한투자 열기를 이렇게 표현했다. 실제 중국 재계에서는 '천재일우의 기회'라며 북한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어 북한경제의 중국 종속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북한으로 가자"

북한 무역성경제합작관리국은 최근 랴오닝성 선양 총상회 회원들로 구성된 경제시찰단의 방북소식을 이례적일 정도로 대대적으로 공표했다.

그러나 이는 최근 잇따르고 있는 중국 기업들의 '북한 러시' 현상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 이에 앞서 조중우호연맹공사는 지난 7월 72명의 중국 기업인을 초청, 평양에서 무역상담회를 열었으며 후난성 창사 지역의 투자조사단도 뒤를 이었다. 저장성 온저우에서 열린 '북한 투자설명회'에도 200여명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다.

선양중쉬 그룹이 북한 내 최대 백화점인 평양 제1백화점의 10년 임대권을 따낸 것은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중국과 북한이 최근 신의주특구와 랴오닝성 단둥 지역을 연계개발하기로 합의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중국의 북한 투자가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왜 이렇게 몰리나

중국 언론들은 현재 북한의 가장 큰 매력으로 엄청난 성장잠재력을 들고 있다. 개방 초기로 처녀지나 다름없는 북한을 선점할 경우 기대효과가 엄청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급여 조정으로 북한 주민들의 경제생활에 여유가 생겼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요소다. 기본 의식주를 정부에서 제공받는 상황에서 월급이 우리 돈 1만8,000원 정도로 올라 상당한 구매력이 생겼다는 것.

수익성이 어느 정도 검증됐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단둥 지역에는 이미 북한과 해산물 무역을 했던 한 상인이 수십억원대의 부자가 됐다는 등의 성공담이 나돌고 있다. 식량이나 일용품 등을 거래할 경우 20%, 동력설비 농업용 기계 등을 취급할 경우 그 보다 훨씬 높은 이윤을 올릴 수 있다는 조언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北진출 우리기업 지원책 시급

이와 관련, 국내 대북교역 전문가들은 북한 경제의 중국 종속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한 관계자는 이미 북한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의 70% 정도를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완근 남북경제협력진흥원장은 "중국이 배급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전환한 노하우와 자본을 앞세울 경우 북한경제의 중국 종속은 시간문제"라며 "이 경우 북한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 원장은 이어 "최근 정부 인사에게 이런 상황을 전했으나 '어쩔 수 없지 않느냐'라는 답변만 들었다"며 "이제라도 북한진출 기업에 대한 지원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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