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이라는 시간은 9ㆍ11 테러의 아픔을 씻어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뉴욕타임스는 9ㆍ11 테러 발발 3주년을 즈음해 희생자 유족 339명의 생활을 조사한 결과 유족들의 가슴에 새겨진 아픔은 3년 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7일 보도했다. 대부분의 유족들은 밤잠을 이루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직장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었다.먼저 ‘그날의 충격에서 정상을 되찾는데 얼마나 걸렸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0% 가량이 ‘생활이 아직 정상화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25%는 ‘앞으로 결코 정상화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심정을 밝혔다.
또 30%는 직장을 바꾸거나 직장일을 중단했으나, 배우자를 잃은 사람 중 재혼한 이는 거의 없었다. 지금까지는 물론 앞으로도 비행기를 타지 않겠다는 응답자도 많았다. 특히 5명중 1명은 2001년 이후 뉴욕이 아닌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고, 5분의 1 가량은 테러 당시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던 집을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남편을 잃은 윌리엄 윌슨은 “다른 이들은 왜 우리가 고통을 극복하지 못하느냐고 생각하겠지만 아무도 나의 감정을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자녀를 잃은 일부 부모들은 테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를 100번이나 방문했으며 ‘다시는 테러 현장을 방문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유족들은 주변 친지들이 과도하게 동정심을 나타내거나, 테러와 관련된 화제를 의도적으로 회피하는데 대해 불편해 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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