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년의 역사, 8개의 뮤지컬 전용극장, 연간 2,800회 공연에 2,500억원의 매출. 이런 일본 극단 시키(四季)가 “한국 뮤지컬시장에 진출한다””안한다”로 시끌하다. 시키의 아사리 게이타(淺利慶太ㆍ71) 회장이 지난달 말 한국 언론에 공식적으로 진출 계획을 포기 혹은 잠정 유보할 뜻을 표명했음에도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없어 보인다.한국 진출설이 사실이든, 해프닝이 되든 그 여진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정부가 애니메이션, 영화 등에 집중지원 하면서, 공연계는 버려진 자식 취급했다”며 국내 뮤지컬 제작사들은 전에 없이 목소리를 높인다.박명성 신시뮤지컬컴퍼니 대표 등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 관계자들은 6일“한국 진출을 반대한 적이 없다”며“시키가 ‘반일감정’을 내세우며 포기운운한 것은 우리에게 책임을 전가시킴과 동시에, 한국진출에 가장 중요한 걸림돌을 미리 없애려는 노회한 전략”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이들은 이참에“한국 뮤지컬시장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전용극장건립이 시급하다”며 정부에 대한 압력의 수위를 높였다.‘무는 개를 돌아본다’고 했던가. 그러자 그동안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정부도 공연계 요구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시키의 한국시장 공략이 마뜩치 않지만, 뮤지컬계로서는‘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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