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언론들이 베슬란 인질극 사건에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비판의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 인질극 현장을 취재한 아랍 방송의 지국장이 체포되고 러시아 일간지 편집장이 전격 해임되는 등 러시아 당국의 보도 통제가 노골적으로 전개되고 있다.아랍 위성방송 알 아라비아의 모스크바 지국장 아므르 압둘 하미드가 6일 인질극 현장을 촬영한 필름을 갖고 모스크바로 돌아오려고 북카프카스 지역 미네랄리늬에 보듸 공항에서 모스크바행 여객기에 오르려다 당국에 체포됐다고 알 아라비아가 보도했다. 러시아 보안 당국은 하미드 체포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이틀 동안 조사할 방침임을 알 아라비아측에 통보했다.
또한 인질극 현장의 참혹한 사진을 1면에 실었던 러시아 유력 일간지 이즈베스티야의 편집국장 래프 샤히로프 편집장이 이날 전격 해임됐다. 이즈베스티야는 정부 기관지에서 1992년 민영화됐지만 사옥 소유권을 갖고 있는 크렘린측이 이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모스크바의 인터넷 매체인 모스 뉴스는 “샤히로프는 이즈베스티야의 인질극의 보도 내용과 사진을 본 푸틴 대통령의 분노 때문에 해임됐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 방송들은 정부의 보도 통제 때문에 인질극 사건을 비중있게 보도하지 않고 연속극을 방영하는 등 의도적으로 외면, 비판을 초래하고 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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