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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恨많은 가슴에 못 박다니…"/이영훈 교수 나눔의 집 방문 '혼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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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恨많은 가슴에 못 박다니…"/이영훈 교수 나눔의 집 방문 '혼쭐'

입력
2004.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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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없어 강제로 끌려간 우리의 한을 당신이 어떻게 알겠느냐.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6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 관련 발언을 사과하기 위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거처인 경기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을 방문한 서울대 경제학부 이영훈(53) 교수가 분노를 삭이지 못한 할머니들에게 혼쭐이 났다.

이 교수는 이날 오전 10시께 MBC ‘100분 토론’에 함께 출연한 가톨릭대 안병욱(56) 교수와 나눔의 집을 찾아 고 김순덕 할머니 추모비 앞에서 묵념을 한 뒤 할머니 7명이 기다리는 수련관으로 들어가 두 손을 모으고 훈계를 들었다. 이 교수는 “제가 직접 한 말은 아니지만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드립니다”고 머리를 조아렸으나 할머니들은 이 교수를 ‘당신’이라고 호칭하며 40여분 동안 꾸짖고 사죄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일출(76) 할머니는 “우리 가슴의 못을 빼주지는 못할 망정 못을 박은 당신은 교수 자격이 없다”며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이 당신 수업을 받으니 걱정이다. 당장 사퇴하라”고 호통을 쳤다. 김분자(80) 할머니는 이 교수에게 물잔을 집어 던진 뒤 “친일 내력이 의심되니 호적등본을 떼서 갖고오라”며 울분을 털어놨다.

이 교수는 나눔의 집 역사관을 둘러본 뒤 “학생들에게 나눔의 집을 방문토록 가르치겠다”고 거듭 사죄한 뒤 오전 11시40분께 상기된 표정으로 빠져나갔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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