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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들 신작 발표 음악회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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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들 신작 발표 음악회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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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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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 공부를 왜 했나 몰라. 돈벌이는커녕 오선지 값도 안 나와. 그걸 뭐에다 쓰겠어. 뒷간 휴지로 쓸 수도 없고.”최근 공연장에서 만난 한 원로 작곡가의 푸념이다. 이 땅에서 작곡가로 먹고 살기가 힘들다는 얘기다. 예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작품 써달라는 위촉도 별로 없고 작곡료는 없거나 인사치레 정도다. 그나마 연주가 되면 다행이고, 자기 작품을 들어볼 기회조차 드물다. 요즘 작곡가들이 어떤 곡을쓰는지 들으러 오는 사람도 적으니 기운 빠지게 생겼다.

청중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음악회를 찾는 건 일종의 모험이다. 낯선 새 음악을 듣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일단 호기심으로 접근했다가 실망할 수도있다. 하지만 작품의 성패를 떠나 동시대의 음악을 만나는 기회는 소중하다. 마침 신작 초연을 포함해 우리 작곡가들의 곡을 소개하는 음악회가 여럿 눈에 띈다. 누가 알겠는가, 미래의 고전으로 남을 멋진 작품의 탄생을지켜보는 행운이 기다리고 있을지.

최우정·류재준의 '프렐루드와 푸가'

젊은 작곡가 최우정(36ㆍ서울대 교수)과 류재준(34ㆍ수원대 교수)은 프렐루드와 푸가로 17일 저녁 8시 금호아트홀에서 작품발표회를 한다. 피아노독주곡으로 최우정이 쓴 프렐루드 12곡과 류재준이 쓴 푸가 8곡을 피아니스트 임수연, 드미트리 코스마체프가 초연한다.

흔히 ‘전주곡’으로 불리는 프렐루드는 비교적 가볍고 자유로운 형식인 반면 바로크음악의 대표적 양식 중 하나인 푸가는 복잡하고 엄격한 구조를갖고 있어 두 사람이 선보일 곡이 흥미로운 대조를 이룰 것 같다. 최우정은 서울바로크합주단을 위한 현악오케스트라 곡을, 류재준은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가 위촉한 교향곡을 작곡 중이다.

국악기를 위한 현대음악

국악기와 서양악기를 함께 편성해서 접점을 탐색하는 음악회도 있다. 작곡가단체 운지회와 한국현대음악앙상블은 10일 저녁 7시 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국악기를 위한 현대음악’ 연주회를 연다. 작곡가 백병동의 제자들을 중심으로 모인 운지회는 국악기와 국악 어법에 관심을 갖고 10년 넘게 꾸준히 공부해왔는데, 이번 무대는 그 결실이다.

가야금 연주자 이지영(용인대 교수)이 이끄는 한국현대음악앙상블은 국악기와 서양악기의 혼성 앙상블로 실험적이고 현대적인 작품을 연주해왔다.신작 초연인 김혜자의 ‘6인의 주자에 의한 콜라주’(가야금ㆍ대금ㆍ피리ㆍ훈ㆍ국악타악기ㆍ양악타악기ㆍ첼로)를 비롯해 백병동 백영은 이복남 이경화의 곡을 들을 수 있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 협주곡 초연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21일 오후 7시 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여는 연주회 ‘지우(知友)도 서양악기 협연곡을 포함하고 있다. 국내 여성 작곡가들의 대모인 이영자의 피아노협주곡 ’닻을 내리며‘(피아노 박은희)와 중진 작곡가 김성기의 첼로협주곡 1번(첼로 양성원)을 또 다른 위촉 신작인조원행의 해금협주곡 ‘상생곡’(해금 정수년)과 나란히 초연한다.

국악관현악단과 양악기의 협연이 흥미롭기도 하거니와 협연자들이 내로라하는 음악가들이어서 기대가 된다.

여성작곡가의 관현악 발표

모처럼 오케스트라 신작을 들을 기회도 있다. 9, 10일 오후 7시 30분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리는 한국여성작곡가회의 관현악작품 연주회다. 대만 출신의 세계적 여성 지휘자 아포 수를 초청, 성남시립교향악단과 프라임필의 연주로 모두 10곡을 초연한다. 9일은 공모를 통해 뽑은 30세 미만 젊은 남녀 작곡가들의 신작 무대. 최혜경 고영범 은진영 김미연 권유미의 곡을 발표한다.

10일은 중진ㆍ중견 여성작곡가들의 신작으로 박재은의 관현악을 위한 ‘범가’, 이혜성의 바이올린협주곡 ‘새야 새야’(바이올린 이예찬), 임준희의 ‘뮤즈를 위한 팡파레’, 김희정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야상의 모자이크’(피아노 조지현), 이찬해의 ‘2인의 드럼 주자와 관현악을 위한 신비의 땅’(타악기 이영완 윤경화)을 연주한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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