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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병역비리 혐의 선수, 꼭 경기중에 연행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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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병역비리 혐의 선수, 꼭 경기중에 연행해야 하나

입력
2004.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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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저녁 프로야구 롯데-SK전이 한창이던 인천 문학구장. 5회를 끝낸 양팀 덕아웃이 갑자기 술렁거리기 시작했다.경기 직전 들이닥친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 형사들이 롯데 투수 김장현(26)과 외야수 서정호(23), SK 내야수 윤형국(25) 등 양팀 선수 3명을 전격 연행했다.

최근 불거진 병역비리에 연루됐다는 이유였다.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경기하던 선수가 경기 도중에 연행되는 순간이었다.

수사기관의 용의자에 대한 신병확보는 중요하다. 하지만 그 과정 역시 결코 덜 중요하지 않다. 수많은 관중이 지켜보는 경기장에서의 법 집행은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더구나 매일 경기장에 나서는 그들이 ‘현행범’이거나 ‘도망자’도 아니며, 새로운 범죄가 우려되는 ‘긴박한 상황’은 더욱 아니었다.

경찰은 이날 경기시작 30분전인 오후 6시쯤 양팀 덕아웃을 찾아 연행 사실을 통보했다. 이날 등판 계획이 없던 김장현이나 2군이던 윤형국은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하지만 서정호는 이미 7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라인업에 포함돼 있었고,전광판에는 ‘서정호’란 이름이 올라와 있었다.

계속 경기가 이어지는 바람에 연행을 망설이던 경찰은 5회가 끝난 뒤 잠시 장내정리를 하는 시간을 이용해 이들을 연행했다. 6,000여 관중들은 연유도 모른 채 전광판에서 ‘서정호’란 이름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프로야구 관계자는 “관련된 선수들을 두둔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모양새가 너무 좋지 않았다”며 “현행범도 아니고 달아날 염려도 없는 선수들을 굳이 경기 도중 끌어내 잡아갔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경기 시작 전에 관련 선수들을 연행하든지, 이왕 시간을 늦췄다면 1시간정도 더 기다려 경기가 종료된 뒤 집행했으면 볼썽사나운 모양을 연출하지 않았을 것이다.

박희정 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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