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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더위와 악취로 고생한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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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더위와 악취로 고생한 여름

입력
2004.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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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거의 끝났고 그 열기는 참 대단했다. 많은 한국인들이 고생했을 것이다. 나같이 별로 덥지 않은 나라에서 온 사람들은 시원함을 찾아 어디로 가야 할지 거의 모른다.물론 바닷가로 갈 수 있다. 하지만 바닷가도 덥기는 마찬가지고 물 안에 들어가는 방법이 있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똑같이 하다 보니 더 이상 재미가 없다. 산도 시원해 보이지만 그 무더위에 산을 오르기도 거의 불가능하다. 동쪽으로 아니면 서쪽으로 가봤지만 차가 막히는 건 말할 것도 없다.

여름 중 좀 괜찮은 때가 장마철이다. 작년엔 장마철에 여행을 했다. 하지만 거기서도 길이 물에 잠겨 다른 곳에 나갈 수가 없었다. 리조트 안에서 TV를 보는 것 외엔 별다른 재밋거리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 여름은 집에서 지냈고 가능한 한 에어컨을 세게 틀어놓고 나가지 않았다. 그런데 이것도 좀 불편해지긴 한다. 오랫동안 좁은 방안에 있어야 하다 보니 어쩐 일인지 방안도 습해진다.

한국인들은 어렸을 때부터 무더위를 견뎌내서 그렇게 나쁘지 않겠지만 나 같은 외국인은 여름이 두 배는 더 힘든 것 같다. 여름을 힘들게 하는 또 다른 것은 가끔 하수구와 쓰레기 주변에서 나는 냄새다. 냄새를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지만 네덜란드에서는 재활용 쓰레기는 컨테이너에 버린다. 지하에 묻힌 개별 컨테이너에 유리와 종이를 모으고 크레인으로 꺼내서 특별한 트럭으로 수거한다.

냄새가 나는 음식물 쓰레기를 위한 컨테이너도 마찬가지다. 이중 잠금 장치 같은 것을 열고 지하 컨테이너에 버리게 되어 있어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하수구도 워터락(부엌의 싱크대 하수구나 화장실의 세면대 밑 파이프 같은 구조물)이 있어 냄새가 안 나고 쥐도 하수구로 절대 들어가지 못한다.

돌이켜 보면 올 여름엔 꽤 열심히 일을 했다. 그 중 한 가지 결실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전시되는 서양고지도에 관한 ‘유러피언의 상상 꼬레아’이다. 역사나 고지도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은 누구라도 오셔서 구경하시고 우리가 만든 멋진 카탈로그도 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헨니 사부나이에 · 단국대 전임강사 /네덜란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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