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자 A16면에서 삼성전자 임원 구도를 조사한 결과 학벌보다 실력이 우선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서울대 출신보다 지방대 출신이 많기에 놀랍다는 것이었다.그러나 이것은 단순비교의 오류다. 서울대와 비서울대인 여러 대학을 합친 숫자를 비교하고 있다. 공정한 1 대 1 비교가 아니었다. 개인의 노력과 실력이 있으면 최고의 기업에서도 통하니 지방대생들도 희망을 가지라는 결론이었다.
지적하고 싶은 것은 어떤 사안에 대해 ‘개인’의 잘못으로 돌리는 우리의 풍토다. 학벌은 우리 사회에서 계층 혹은 계급의 문제를 내포한다.
매년 서울대 신입생 학부모들의 학력과 직업이 비서울대의 그것보다 월등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져 있고, 공정하게 대학입시를 운영하기에 좋은 대학을 가고 못 하는 것은 개인의 문제라는 논리다.
이념의 시대는 갔으니 계급 운운하지 말자는 것이 상류층의 주장이다. 교육은 소비자의 선택이라는 주장의 끝은 평준화의 해제인 것이다. 교육으로 ‘정당하게’그들의 지위를 재생산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강남과 비강남, 서울과 지방의 교육기회가 공정한가? 구조적 문제를 외면한 채 그저 경쟁을 위한 개인의 희생만을 요구하는 교육 현실이 씁쓸하다.
/sing2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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