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의 뉴욕 전당대회 전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가 급상승하면서 존 케리 민주당 후보와 박빙의 접전을 이어오던 대선 판도에 변화가일고 있다. 위기를 느낀 케리 후보측은 대반격을 노리고 있어 전통적으로 미 대선 운동이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노동절(6일)이후 양측의 표밭 훑기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백중세는 깨지는가
뉴스위크가 프린스턴 연구소에서 의뢰, 전당대회기간 중인 지난달 31일부터 2일 사이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존 케리 후보를 54% 대 43%로 11% 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8월 초보다 13% 포인트나 뛰어오른 것이다.
타임지가 같은 기간 1,316명의 유권자들 대상으로 실시, 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부시 대통령은 케리 후보를 52% 대 41%로 11%포인트차로 앞섰다. 제3 후보인 랠프 네이더는 두 조사 모두에서 3%를 얻었다.
부시 진영은 이미 지지 후보를 정한 유권자들이 84%에 달하는 등 어느 선거 때보다 부동층이 적어 전당대회 후 3% 정도의 지지율 반등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두 조사에서 두 후보의 격차가 오차범위를 훨씬 뛰어넘는 등 백중세가 무너지고 있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공화당측은 이런 결과에 대해 전당대회 기간 케리 후보 때리기에 집중한 것이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접전 주(Swing State)별 판세에서도 부시 대통령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최근 각 여론조사는 2000년 앨 고어 후보가 승리했던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 주가 공화당 우세를 말하는 ‘붉은 색’으로 변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각각 21명과 10명의 투표인단이 걸린 두 주가 부시 대통령에게 넘어갈 경우 케리 후보측에겐 치명적이 될 수 있다.
◆케리의 대반격
작전케리 후보측은 두 여론 조사가 공화당 전당대회 기간 중 이뤄져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과대 평가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케리 후보의 선임 선거전략가 테드 드바인은 “현직 대통령은 전대 후 지지도의 정점을 경험한다”며 “부시의 지지도는 곧 빠르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공화당 전당대회 효과가 예상 수위를 넘어서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민주당의 주도적 인사들은 케리의 선거 참모들에게 미지근한 선거운동을 끝내고 보다 공격적인 전략을 짤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특히 민주당 내부에서는 케리 후보가 지난 7월 전당대회 때 베트남 무훈을 지나치게 강조한 것이 실수였다고 보고 안보문제보다는 국내 정책에서 부시 대통령에 대한 공격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케리 후보는 2일부터 3일 동안 최대 접전지 중 한 곳인 오하이오주를 돌며 일자리 문제를 집중 거론하는 등 부시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기 위한 총력전에 들어갔다. 특히 케리 후보는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의 베트남전 참전 기피 의혹을 본격적으로 제기하는 등 자신을 우유부단한 정치인으로 몰고 있는 공화당의 공세를 저지하기 위한 반격에 나섰다. 케리 후보측은 이라크 재건사업 스캔들에 휘말린 헬리버튼사와 체니 부통령간의 관계도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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