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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왕자병'진단, 노동운동 자성 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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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왕자병'진단, 노동운동 자성 계기다

입력
2004.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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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노동운동이 신랄하게 비판 받고 있다고 한다. 보수 정치권이나 경영계 쪽의 비난이 아니라, 선배 노동운동가들의 가차없는 비판이어서 더욱 급소를 찌른다.이들은 지금의 노동운동을 ‘또 다른 가진 소수의 왕자병’으로 치부하면서 일체의 폭력행동을 중지할 것과, 대기업ㆍ정규직 노조 중심의 이기주의를 반성하라고 한 목소리로 촉구하고 있다. 또한 노동운동 내부의 주도권을 노린 계파싸움으로 인한 조합원과 지도부의 괴리감, 불신임 심화 등을 개탄하고 있다.

이들의 비판 내용 중 크게 새로운 것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선배들이 최근 잇달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지난 4월 총선에서 민주노총이 탄생시킨 민노당이 처음으로 제3의 원내세력화 했을 때 한껏 고무되던 모습과는 크게 다르다.

민노당이 출범하고 그에 따라 민노총 지도부도 교체되었으나, 노동운동 방식에는 변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에 대한 노동계 내부의 실망감이 표출되는 셈이다. 내부 분열이 아니라 성찰의 기회가 온 것이다.

1987년 민주화 투쟁이 승리한 이래 한국의 노동운동은 급성장했다. 노조 조직률은 10%대에 불과했지만, 붉은 머리띠로 상징되는 과격성과 전투성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의 이미지가 되었다.

이는 외국기업의 한국투자 기피를 부채질했고, 국내기업의 앞 다툰 중국 진출로도 나타나고 있다. 국내 경기회복의 기미는 아직 요원해 보인다.

노동계 내부에서 나온 모처럼의 비판이라는 점이 반갑고 귀하다. 노동계가 선배들의 충정어린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였으면 한다. 과도한 ‘투쟁’방식을 자성하는 계기로 삼아, 조합원과 사회의 공감을 얻는 합리적이고 성숙한 운동으로 방향을 전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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