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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속내용도 튼실해야"/'창비어린이'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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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속내용도 튼실해야"/'창비어린이'서 지적

입력
2004.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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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어린이책은 시장규모나 제작수준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창작 그림책이 손꼽히는 국제 어린이도서상을 받는가 하면, 지식교육을 목적으로 한 논픽션 역시 참신한 주제와 다양한 편집으로 눈길을 끌고있다.그렇다고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어린이문학 비평지인 계간 창비어린이가 가을호에서 특집으로 어린이ㆍ청소년 용 ‘지식정보책(논픽션)’의 현황과 문제점을 점검했다.

역사ㆍ문화ㆍ인물 논픽션의 시각자료를 검토한 어린이책 기획자 이지수씨는 우선 “전문작가가 거의 없다는 점”을 꼽았다. ‘장영실’(산하 펴냄)에는 현판에 한자로 ‘동헌’이라고 적힌 옛 건물 그림이 나온다. 이씨에따르면 지방관이 업무를 보던 건물을 동헌이라고 부른 것은 맞지만, 당호는 청녕헌 양민당 등으로 따로 썼기 때문에 이 그림은 고증이 잘못됐다.

꿈소담이에서 나온 ‘다시 쓰는 이야기 한국사 1’에서는 세종이 집현전에서 책 보다 잠든 신숙주에게 어의인 곤룡포를 덮어주는 그림이 나온다. 익히 잘 알려진 이야기지만 왕위를 넘겨주는 의미를 가진 이런 ‘구전’ 역시 잘못이라는 것.

문학동네어린이가 펴낸 ‘지킴이’에는 장독대 항아리가 3개였다가 4개, 미닫이문이 한 쪽이다가 두 쪽이 된다. 이씨는 “개정판에서 수정했으나 눈가림만 하려다 보니 그림을 칼로 오린 자국이 남고, 색상이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여러 어린이책들이 임의로 사진의 좌우를 바꾸거나, 배율을 표시하지 않는 것도 문제로 거론됐다.

어린이책 기획자인 김중철씨는 “자연 논픽션처럼 사실 전달을 위한 책에서 동식물의 의인화가 지나쳐 모든 것을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게 만드는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마루벌에서 나온 ‘동백꽃과 동박색’ 중 ‘직박구리는 어두운 회갈색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동박새의 예쁜 노란 털을 부러워해요’라는 대목은 새들이 사람의 감각에 따라 털 색깔을 느끼는 것처럼 잘못된 지식을 전해준다는 것이다. 또 “자연을 아름답게만 그리는 그림책이 대부분”이라며 “공포와 두려움, 죽음도 삶의 한 부분이라는 걸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송상헌 공주교대 교수는 사진과 그림을 적극 활용하고 서술방식을 다양화한 대중역사서들이 등장한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역사에 대해 필자 나름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사건을 시작과 끝이 있는 그럴듯한 이야기로 엮어내는 기술이 모자란다”고 꼬집었다.

/김범수기자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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