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8시55분께 경기 포천군 육군 모 사단에서 대전차화기가 잘못 발사돼 이 부대 소속 전성채(20ㆍ서울 동대문구) 이병 등 2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군 수사기관은 이 부대 소대장이 훈련을 위해 대전차화기 사격준비를 하던 중 오발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이날 사고는 직사(直射) 공용화기 사격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사격장에서는 소속 부대 중대장을 포함해 중대원 82명이 '소규모 부대집중거점방어 훈련'을 준비 중이었으며 중대원들은 사격대 뒤편의 탄약 분배대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 때 소대장 고모(25ㆍ학군41기) 중위가 소지하고 있던 견착식 대전차화기 PZF-III에서 철갑 파괴용 탄이 사격장 측면에 세워진 10여m 거리의 콘크리트 방어벽쪽으로 발사됐으며, 이를 맞고 나온 파편이 대기 중이던 병사들쪽으로 튀면서 사상자가 발생했다.
군단 헌병대는 대전차화기를 소지하고 있던 고 중위가 실수로 화기조작을 잘못해 오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고 중위는 헌병대에서 "장전이 안된 것으로 알고 무심코 방아쇠를 당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내에서는 고 중위가 지난해 3월 소위로 임관해 같은 해 6월 이 부대로 전입한 신입 장교였다는 점에서 화기 관리 및 작동에 대한 충분한 능력을 갖췄는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사고로 사격 대기 중이던 이 부대 전 이병과 김요한(23ㆍ서울 동작구) 일병 등 2명이 파편상을 입고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통합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두 병사 모두 이송 도중 사망했다. 또 김남일(20ㆍ경기 김포시) 상병과 국윤호(21ㆍ전남 장성) 일병 등 2명은 중상을 입고 의식불명 상태로 같은 병원에 후송됐다.
김성열 일병 등 경상자 10명은 경기 포천군 일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육군은 사상자 전원을 공상 처리하고 국군수도통합병원에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설치, 부대 지휘관을 장례위원장으로 하는 준비위를 구성해 장례를 치를 계획이다.
사고화기인 대전차화기 PZF-II는 '팬저 파우스트-III'로 불리는 독일제 견착식 90㎜ 무반동총으로 지난 1990년 도입됐다. 이 화기는 7㎝의 철갑을 뚫을 수 있는 고폭 철갑탄을 발사관에 결합한 후 발사기에 장착해 사격하며 사거리는 300∼500m이다.
◇사상자 명단 ▲사망자=전성채 이병, 김요한 일병 ▲중상자=김남일 상병, 국윤호 일병 ▲경상자 명단=김계현 정근호 국윤호 상병, 이상은 김성열 이성경 이재현 일병, 곽희철 임대한 이정훈 이병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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