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가수 4명 중 1명도 아니고 3명이나, 그것도 공연이 임박해서 바뀌다니. 이건 관객모독이다.”7일 개막하는 국립오페라단 ‘카르멘’의 캐스팅이 갑자기 바뀐데 실망하고 분노한 관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국립오페라단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성난 목소리가 그대로 올라있다. ‘어이가 없다, 큰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 ‘관객을 농락하는 기만행위’ ‘잔뜩 기대하고 예매를 했는데 취소해야겠다…’
이번 공연은 올 여름 프랑스 오랑주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것을 서울과 도쿄로 가져오는 프랑스ㆍ한국ㆍ일본 합작무대. 정명훈이 프랑스 라디오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한일 양국 성악가와 오랑주 무대에 섰던 가수들이 나올 예정이었다.
그런데 오랑주 가수들은 하나도 안 온다. 카르멘 역의 베아트리체 우리아몬존은 신장결석으로 입원했고, 에스카미요 역의 미켈레 페르투지는 다리가 부러졌고, 미카엘라 역의 노라 안셀렘은 갑자기 청각장애를 일으켰다고한다.
국립오페라단은 29일 이런 사정을 알리며 대신 예카테리나 세멘척, 어윈 슈로트, 아날리자 라스팔리오지가 출연한다고 발표했다. 석달 전 예매에 들어갈 때 발표한 캐스팅에서 바뀌지 않은 사람은 돈 호세 역의 빈첸초 라스콜라 뿐이다. 그는 오랑주 무대에는 서지 않았다. 거기서는 로베르토 알라냐가 했다.
다쳐서, 아파서 못 온다는데 어쩌랴. 이런 황당한 상황에 국립오페라단 역시 당황해 하고 있다. 하지만 관객들은 국립오페라단의 해명을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외국가수들이 한국을 우습게 본 게 아니냐” “국립오페라단이 도대체 일을 어떻게 했길래”라며 화내고 있다. 어떻게 국립오페라단을 믿고 공연을 보겠느냐는 것이다. ‘그래도 볼 것이냐 말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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