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私學세워 '私금고처럼'/교육부 3개 사립대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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私學세워 '私금고처럼'/교육부 3개 사립대 감사

입력
2004.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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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여전히 비리 백화점이었다. 설립자와 이사장은 교비를 빼내 자기 채무금 이자를 갚거나 다른 대학 설립자금으로 활용하고 골프부 훈련용 회원권으로 골프를 치는 등 학교를 자기 소유물처럼 이용하고 있었다. 교수 신규임용 때 특정 지원자의 연구실적을 과대평가하거나 모집공고를 내지 않는 등 부당한 채용 관행도 변함이 없었다.교육인적자원부는 2일 경북외국어테크노대(경북학원ㆍ전문대) 대구외국어대(경북교육재단ㆍ4년제) 경기대(경기학원ㆍ4년제) 등 3개 사립대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경북외국어테크노대 설립자 박모(구속기소)씨는 학생 등록금 통장 등에서 교비 118억500만원을 인출해 본인 및 친인척 계좌로 이체한 뒤 이 중 61억200만원을 대구외국어대 설립 자금으로 사용했다. 나머지 57억300만원은 영수증 등 증빙자료가 없어 도대체 어떤 용도로 썼는지도 알 수 없는 형편이었다. 또 근무하지도 않은 유령 교원과 임기가 끝난 외국인 교원의 인건비를 책정하는 등 상상도 할 수 없는 갖가지 편법을 동원해 58억6,500만원의 불법자금을 조성, 이 중 일부를 자신의 채무금 이자 변제에 썼다.

이 대학은 2001~2004년 심사절차 등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 형식적 면접만으로 교수 90명을 뽑았고 이 가운데 54명은 신문 등에 공고도 하지 않았다. 자격미달 교수도 9명 채용했다. 또 2000년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실제로 열리지도 않은 이사회를 61차례 개최한 것처럼 회의록을 허위 작성하는가 하면 심지어는 이사회도 열지 않은 채 설립자의 친족 친구 등을 이사로 선임했다.

박씨가 설립한 대구외국어대도 회계운용과 임원선임, 교수임용 등 과정에서 경북외국어테크노대와 비슷한 비리를 저질렀다. 이 대학은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정부로부터 총 3,900만원의 청소년 연수지원용 국고보조금을 받았으나 연구처장 개인계좌로 이체한 뒤 대학 부설 연구소 인건비로 쓰는 등 다른 용도로 전용했다.

경기대는 교비 59억5,300만원을 불법인출해 이 중 3억3,900만원을 체육선수 육성비로 쓰고 나머지는 전 총장 손모(구속)씨가 개인용도 등으로 사용했다. 골프부 학생의 훈련을 위한 골프장 회원권을 사면서 명의자를 총장으로 해 사적 용도로 사용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학교법인 경북학원과 경북교육재단 등 2개 법인 임원 전원의 승인을 취소하고 임시이사를 파견하기로 했다. 경기학원도 임원들이 전 총장의 비리를 막지 못하는 등 직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보고 전원에 대해 임원 취임승인 취소를 경고했다.교육부는 이와 함께 이들 3개대의 불법 집행액 가운데 176억7,000만원을 회수, 교비회계 등에 넣도록 하고 파면 및 해임 14명, 중징계 9명, 경징계 44명 등 관련자 67명의 징계를 대학측에 요구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신입생 유치위해 억대 향응도/대학·고교 관련자 모두 징계

이번 사립대 감사에서 한 전문대학이 신입생 모집을 위해 진학담당 교사 등에게 식사를 접대하거나 선물을 돌리는 사례가 적발돼 교육인적자원부가 앞으로 학생 모집과 관련, 금품수수 및 향응제공 사실이 적발될 경우 대학ㆍ고교 양측 관련자를 모두 징계하기로 했다.

2일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실시한 경북외국어테크노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이 대학이 입시경비에서 ‘학생유치지원금’ 명목의 성과금을 지급하고 담당 학교 교직원식사 대접이나 선물비로 쓰는 방식으로 지난해 6,200만원, 올해 1억3,100만원 등 2년간 1억9,300만원을 부당 집행한 사실을 적발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실시한 2곳의 전문대 감사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타난 점으로 미뤄 이 같은 현상이 미충원율이 높은 대학과 전문대를 중심으로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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