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과학자가 포함된 연구진이 고체도 마찰이나 점성이 전혀 없는 ‘초유동성’을 띨 수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미국의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2일 인터넷판을 통해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 모지즈 찬 교수와 김은성(33) 박사의 이 같은 연구결과를 지난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앤서니 레깃 교수의 논평과 함께 소개했다. 초유동성이란 물질이 절대온도 0도(영하 273℃) 가까이 냉각되면 원자들이 똑 같은 양자역학 상태가 되면서 마찰이나 점성이 없어지는 현상으로 지금까지 기체와 액체에서는 여러 차례 관측됐으나 고체에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김 박사팀은 지난 1월 표면에 원자 크기의 작은 구멍들이 있는 유리용기 안에 헬륨_4를 넣고 절대온도 0도 가까이서 60기압 이상 높은 압력을 가하면 헬륨-4 응고체가 초유동성을 띈다는 사실을 영국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한바 있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에서 구멍 뚫린 유리 대신 도넛 모양의 유리관에 헬륨-4를 넣고 압력을 가해 냉각하면서 고체헬륨을 성장시킬 때도 고체헬륨의 1.5% 정도는 초유동성 고체가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1월 연구가 실험에 많은 제한 조건을 가해 특수한 경우로 국한됐다면 이번 실험은 제한조건을 대부분 없애 일반적인 고체상태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뜻한다. 김 박사는 “초유체 현상 연구는 그 동안 여러 차례 노벨상이 수여될 만큼 중요한 과제”라며 “특히 고체에서 초유체 현상이 확인된 것은 고체의 정의에 대한 새로운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ddalg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