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술상 백정양(白正洋ㆍ61)씨가 2일 고려시대 동경(銅鏡) 등 유물 792점을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건무)에 기증했다. 백씨가 35년간 방방곡곡을 돌며 수집한 것으로 우리 금속공예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수작들이다.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에서 ‘정명당 고미술전시관’을 운영해온 백씨가 고미술품을 판매하면서도 유독 동경만을 모아둔 것은 선친이 유난히 거울에 대해 애착을 가졌기 때문. 그는 1970년대 동경만 나왔다고 하면 회사원월급 10~20개월분에 해당되는 동을 아낌없이 털어 샀다고 한다. 이렇게 모은 동경이 414점으로 고려시대 동경 형태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을 정도이다. 백씨는 “그동안 재력가들이 동경을 팔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후세에 제대로 물려줘야겠다는 마음으로 모아두었다”고 말했다.
이건무 관장은 “이번에 기증된 동경은 기존 박물관 소장품의 절반에 이르는 숫자로 문양과 형태의 변화상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박물관은 2일 오전 기증식을 열었으며, 새 용산박물관 개관 후 금속공예실에 이를 전시할 예정이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