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손’ 김영광(21ㆍ전남)이 ‘본프레레호’의 체력왕에 올랐다.김영광은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베트남전(8일)을 앞두고 2일 파주 NFC에서 벌어진 대표팀 소집훈련 첫날 체력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 주위를 놀라게 했다.
한 달여 만에 대표팀을 재소집한 본프레레 감독은 전날 K리그 출전 등으로 국내 선수들의 피로가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훈련 시작과 함께 로버트 야스퍼트 피지컬 트레이너에게 '셔틀런(20m구간 왕복달리기) 테스트'를 준비시켰다.
2004아시안컵 뒤 기술적, 정신적 문제를 발견했다는 본프레레 감독은 체력측정을 통한 체력 훈련도 전력 향상의 한 방법이라고 보고 셔틀런을 시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국내에 처음 선보인 악명 높은 셔틀런은 지구력과 피로 회복력을 점검하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단계별 레이스마다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이 특징으로 이천수(누만시아), 차두리(프랑크푸르트) 등이 역대 체력왕 타이틀을 거머쥔 바 있다.
올림픽대표 출신의 ‘젊은 피’ 8명이 가세해 주전 경쟁이 막을 올린 가운데 가슴에 심박측정기를 부착한 태극전사들의 얼굴에는 긴장감마저 엿보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거친 숨소리가 터져 나오더니 유난히 셔틀런에 약한 이운재(수원)가 왕복 44회째에서 맨 먼저 기권했고 송종국(56회ㆍ페예노르트), 최진철(전북), 이민성(이상 59회ㆍ포항), 박재홍(62회ㆍ전북), 차두리(63회) 등도 차례로 중도하차했다.
김정우, 최성국(이상 울산), 박지성(아인트호벤), 이동국(광주)도 70회를 넘기지 못했고 72회째에서 이영표(아인트호벤)와 김두현(수원)이 대열에서 이탈, ‘철인’ 김동진(74회ㆍ서울)과 김영광이 패권을 다퉜으나 김영광이 75회를 채우면서 마지막 생존자가 됐다.
3일 합류하는 이천수(누만시아), 설기현(울버햄튼)이 빠져 진정한 의미의 체력왕을 가린 것은 아니지만 김영광은 남부럽지 않은 강철체력을 과시, 본프레레 감독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한편 본프레레호는 3일 동안 골결정력 향상과 함께 상대의 밀집수비를 뚫는 비책을 집중 연마한 뒤 5일 호치민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여동은 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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