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 KTF에 이어 SK텔레콤도 자사 MP3폰의 MP3파일 재생 기능 제한을 철폐하자 음반업계가 음원 공급 중단은 물론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며 반발하고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MP3폰 분쟁은 일단 소비자 이익을 앞세운 이동통신사의 승리로 일단락되긴 했지만 음반업계와의 협의를 통한 합의가 아닌 ‘대세’에 떠밀린 결과여서 양측간 대립과 갈등이 커질 전망이다.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자사 MP3폰에 적용했던 ‘구입하지 않은 MP3 파일’의 72시간(3일) 재생 제한 기능을 이날부터 해제했다. SK텔레콤측은 “LG텔레콤에 이어 KTF 마저 MP3폰 기능 제한을 해제한 마당에 우리만 고집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동통신 3사와 휴대폰 제조사, 한국음원제작자협회(음제협)는 MP3폰이 본격 출시된 지난 4월 정부 중재로 가칭 ‘MP3폰 협의체’를 구성하고,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구입하지 않은 MP3 파일의 재생 기능을 최대 72시간으로 제한한다’는 중재안을 도출했다. 그러나 이 중재안은 “MP3폰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여론의 질타를 받았고, 이동통신사들이 차례차례 이행을 포기함에 따라 휴지조각이 되고 말았다. LG텔레콤은 애당초 기능 제한이 없는 MP3폰을 공급해 왔으며, KTF는 지난달 31일부터 기능제한을 해제했다.
이동통신사들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음반업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음제협측은 “이는 국내 문화 콘텐츠 산업의 싹을 자르는 행위”라며 “KTF와 SK텔레콤에도 (LG텔레콤과 마찬가지로) 음원 공급을 중단하는 한편 강력한 법적 대응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음제협측은 이번 사태의 원인이 미비한 저작권 관련 법에 있다고 보고, 법 개정을 위한 작업에도 나서기로 했다.
한편 SK텔레콤 가입자들은 따로 MP3폰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하지않아도 인터넷 패치를 통해 자동으로 MP3 재생 제한이 풀린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정철환 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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