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버스는 오지 않는다’고 했던가. 지난해부터 증시가 학수고대해 온 소비회복은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그러나 그만큼 내수를 진작하려는 정부 정책도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1일 정부와 여당이 감세와 재정 지출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경제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자 추석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맞물려 내수주가 급등했다. 하지만 내수 회복은 아직 멀었고, 정부 정책과 추석 효과도 심리적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내수주에 대한 매수 추천 봇물
정부와 여당이 소득세 인하 및 특별소비세 폐지 등을 발표한 1일, CJ홈쇼핑과 LG홈쇼핑 등 홈쇼핑주는 모두 상한가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 신세계, 현대백화점H&S, 롯데미도파 등 백화점주도 3∼7% 가량 상승했다.
이에 대해 대한투자증권은 “내년 예산 확충 및 세부담 감소를 골자로 한 이번 대책은 중장기적으로 경기 진작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세 가지 수혜 종목군을 제시했다.
첫째는 내수소비 진작 수혜주로 백화점ㆍ홈쇼핑 등 유통주, 자동차 등 내구재, 의류, 여행, 외식 관련주들이 포함된다. 디지털TV 특소세 폐지의 수혜 종목으로는 LG전자, 삼성전자, 삼성SDI 등을, SOC 예산 증가 수혜주로는 현대건설, 아세아시멘트 등을 꼽았다.
동양종금증권은 홈쇼핑 업종에 대해 “소비 환경이 회복되는 움직임은 미미하나 수익성이 회복되고 있는 데다 9월 말 추석연휴가 단기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다”며 지속적 관심을 주문했다. 모건스탠리도 “소득세 인하 등으로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이 1.5∼2%포인트 높아질 것”이라며 모델 포트폴리오에서 국민은행, 현대백화점, LG생활건강 등 내수 관련 종목의 비중을 늘린다고 밝혔다.
‘본격적 회복은 멀었다’는 경계론도
그러나 고용 여건 등이 좋지 않아 단기에 내수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메리츠증권의 홍성수 연구원은 “2분기 가계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2.4%로 1999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으며, 98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실질소득, 실질가처분소득, 실질소비지출이 모두 전년 동기보다 낮아졌다”며 “최근의 투자와 고용 둔화까지 감안할 때 당분간 소극적인 소비 태도는 지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근로자 가구의 2분기 소득 증가율이 3.3%로 99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반면 유가 및 공과금 상승으로 비소비 지출 증가율은 5분기 연속 2자릿수 이상 올라 가계에 쓸 돈이 없다는 것이다.
대우증권도 “올해 3분기 소비는 지난해 부진에 따른 기저 효과로 6분기 만에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내수 경기의 의미있는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대우증권은 내수 경기가 내년 상반기부터 회복 국면에 진입하고 하반기가 되어야 빠른 반등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내수주에 투자할 때는 내수 경기와 무관하게 성장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신한지주, 농심 등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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