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회 베니스 국제영화제가 1일 개막작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터미널’로 막을 올렸다. 올해 본선 경쟁부문 ‘베네치아 61’에 오른 작품은 모두 21편. 일본 미야자키 하야오의 신작 ‘하울의 움직이는 성’, 대만 허우샤오시엔의 ‘카페 뤼미에르’, 중국의 6세대 대표 감독 지아장커의 ‘쉬지에’, 독일 빔 벤더스 감독의 ‘랜드 오브 플렌티’,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5X2’ 등이 리스트에 올라 있다. 폐막작은 오토모 카츠히로감독의 ‘스팀보이’.우리의 관심은 단연 한국영화의 수상여부. 임권택 감독의 99번째 영화 ‘하류인생’이 본선이 진출해 있다. 임감독으로서는 87년 ‘씨받이’로 최우수 여우주연상(강수연) 27년 만에 베니스 영화제를 다시 찾는 셈. 게다가 임 감독은 ‘춘향뎐’과 ‘취화선’에 이어 이번 ‘하류인생’으로 세계 3대 영화제 본선에 3회 연속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올드보이’의박찬욱 감독과 일본의 미이케 다케시, 홍콩의 트루프 챈이 함께 작업한 옴니버스 영화 ‘쓰리 몬스터’는 비경쟁부문인 ‘미드나잇 익스프레스’에서 상영된다.
올해 베니스 영화제는 이 영화제의 정체성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32년 세계 최초의 국제영화제로 시작한 베니스 는 예술영화에 대한 고집스러운 취향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할리우드 영화들이 외면하고 자금 압박에 시달리면서 변화를 모색해 왔다. 92년 이후 할리우드 영화가 하나 둘씩 진출하기 시작하더니 2000년부터는 아예 경쟁부분을 강화, ‘전통과 새로운 지평과의 통합’이라는 기치로 예술영화와 상업영화의 조화를 내세웠다.
때문에 올해 베니스가 할리우드의 잔치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개막작에다 본선에까지 니콜 키드먼 주연의 ‘버스’ 등 할리우드 영화 3편을 초청하자 미국 영화잡지 ‘버라이어티’지는 “베니스가 아카데미 영화제의 예고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시선에 대해 로버트 뮐러 집행위원장은 “베니스의 전통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작가주의와 상업주의가 적절히 배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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