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제도는 법원에서 운영하는 공적 제도라는 성격에 걸맞게 기존 금융권 신용회복 지원 제도보다 전반적으로 채무자에게 유리하도록 구성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먼저 조정 가능한 채무액이 훨씬 늘어났다.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운영하는 개인 신용회복지원(워크아웃) 제도가 3억원까지, 한마음금융의 배드뱅크가 5,000만원까지의 채무에 대해서만 채무재조정 혜택을 주는데 반해 개인회생제도는 한도가 담보채무 10억원, 무담보채무 5억원 등 총 15억원으로 대폭 높아졌다. 원금을 감면해 준다는 점도 특징이다.
현재 배드뱅크의 경우 연체 이자는 모두 감면받을 수 있으나 원금 감면은 불가능하도록 돼 있으며 개인워크아웃도 조건이 까다로워 원금 감면은 사실상 기대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조정받을 수 있는 채무의 범위도 넓어졌다. 개인 워크아웃은 2,778개, 배드뱅크는 620개인 협약가입 금융기관 채무에 대해서만 재조정 혜택을 부여하지만 개인회생제도는 제한이 없다. 개인회생제도는 특히, 금융기관 채무가 아닌 개인간의 빚에 대해서도 조정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기존 제도는 협약가입 금융기관의 동의가 있어야 시행이 가능하지만 개인회생의 경우 채권자의 동의가 없어도 절차가 개시될 수 있다. 이 밖에 기존 제도는 채무조정 후 3개월간 연체가 발생할 경우 혜택을 취소하고 고율의 이자 등 부담을 물리는 반면, 개인회생제도는 변제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해도 곧바로 절차를 취소하지 않는다.
법원에서 이미 운영하고 있는 개인파산 제도와 비교해도 유리하다. 개인파산의 경우 신원증명서에 파산사실이 기재돼 공무원, 변호사, 기업체 이사 등 자격을 제한받고 피선거권과 시험응시자격이 제한되는 등 불이익이 많지만 개인회생제도는 각종 전문 자격을 유지하면서 빚을 갚아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신청절차가 까다로워 시간이 많이 걸리고 서류가 복잡해 변호사 대행료 등 비용이 많이 든다는 부분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현재 신용회복위는 5만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으며 한마음금융은 3%의 선납금 외에 수수료는 받지 않고 있다.
한복환 신용회복위 사무국장은 "개인회생제도는 기존 제도들의 미흡한 점을 종합, 보완한 제도로 채무액수가 크거나 금융기관 이외의 채무가 많은 채무자들에게 적합하다"며 "그러나, 비용과 시간 등을 감안할 때 소액연체자들은 기존 제도를 이용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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