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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수 시인, 시단에 일침/"시대정신 반영 봇하고 대중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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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수 시인, 시단에 일침/"시대정신 반영 봇하고 대중영합"

입력
2004.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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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철저히 자기 세계를 구축해 첨예한 시대정신을 반영해야 하며, 지나치게 독자를 의식하는 태도는 버려야 합니다."김춘수 시인이 쓰러지기 닷새 전인 7월29일 심재휘(대진대 교수) 시인과 '오늘의 시와 시정신'을 주제로 나눈 대담이 시 전문 계간지 '시안' 가을호에 실렸다. 그는 "현대 사회는 회의의 시대이고 가치가 해체되는 불편한 시대인 만큼 '(읽고 이해하기에) 불편한 시'가 맞다"고 말했다.

독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시는 대중과 더욱 괴리되지 않겠느냐는 반론에 대해 그는 20세기 초의 피카소나 뒤샹 등 화가의 난해한 그림을 예로 들었다.

"대중을 무시해야 합니다. 한 사람이 깨달으면 전 인류가 깨달은 것과 같습니다." 그는 10만부 20만부씩 나가는 일부 시집을 두고 "그런 시집의 시들은 십중팔구 유행가 가사와 다를 바 없을 것"이라며 "타성에 젖은 일상성은 예술의 적"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는 시인이 너무 많은 반면 돋보이는 시인은 없다고도 했다. "젊은 시인들의 수사능력은 상당히 향상되었습니다만 시의 태도(Attidude)가 없어요. 사물을 보는 눈이 약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갖지 못한 채 군중심리로 시를 씁니다.…(정치처럼) 눈치만 보는 시가 난무해요."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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