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세종문화회관 전 사장과 일부 직원들이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하고, 공금을 유용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결과 밝혀졌다.감사원은 3일 세종문화회관 공직기강 점검 결과 김모(72) 전 사장이 산하 예술단체 단장 선정과정에서 청탁과 함께 금품 1,000만원을 받고 공금 720만원을 유용한 사실을 적발, 검찰에 배임수증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김 전 사장은 사장으로 재직중이던 지난해 9월 산하 예술단체 단장에 지원한 A후보로부터 단장으로 선정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1,000만원을 받았다. 김 전 사장은 이 돈을 3개월 동안 사용하다 A씨가 탈락하자 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사장은 또 지난해 5월 모 대학 언론대학원 동창회비 500만원을 산하 예술단체 예산으로 지급하고, 모 협회로부터 개인적으로 표창을 수상하자 이를 기념하는 리셉션을 개최해 비용 220만원을 세종문화회관 경비로 집행했다.이 과정에서 실무자들이 경비 집행을 반대했으나 김 전 사장은 이를 묵살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002년 10월 공개모집을 통해 3년 임기 세종문화회관 사장에 취임한 김 전 사장은 지난 4월 감사원 감사가 시작되자 건강악화를 이유로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320억원이 들어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리모델링 공사과정에서의 직원 비리도 드러났다. 리모델링 공사를 담당한 세종문화회관 S팀장은 2002년 9월 설계계약업체로부터 업무 편의제공 명목으로 300만원을 받아 직원들과 나눠 가진 사실이 적발됐다. J단장은 대극장 무대기계 설치공사 관련업체에서 업무편의 제공 대가로 1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고, 다른 업체로부터 자녀 유학비용 명목으로 2,500만원을 빌린 뒤 감사원 지적이 이뤄진 지난 6월 전부 갚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회관 직원 31명이 공적심사도 받지 않고 특별승진한 사실도 밝혀졌다.감사원은 S팀장, J단장, 특별승진 규정을 편법으로 적용한 K경영본부장 등에 대해서는 세종문화회관에 문책조치를 요구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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