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홈페이지인 ‘블로그’(Blog)의 인기가 대단하다. 웹(web) 로그(log)의 준말인 블로그는 일반인들이 자신의 관심사에 일기, 컬럼 등 개인적인작문이나 영상물, 음악까지 선보이는 ‘1인 미디어’의 역할을 하고 있다.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성공을 필두로 여기저기서 블로그 서비스가 쏟아지더니 최근에는 ‘1인 1블로그 시대’라는 표현이 낯설지 않을 만큼 보편화하면서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심지어 정치인의 블로그까지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연예인들이 자기 PR의 수단으로, 또한 정치인들이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피력하고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수단으로 만들어 놓은 블로그의 경우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 그 자체가 목적이다.
그러나 최근 아테네 올림픽의 영웅 유승민 선수처럼 그저 한명의 범인(凡人)으로 지인들과 온라인 상에서 만나기를 원하는 유명인에게 사람들의 지나친 관심은 부담스럽기만 하다. 굳이 유명인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블로그를 통해 개인자료나 사진 등 개인정보에 대한 노출은 너무나 쉽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쯤 되면 블로그와 사생활 침해 문제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는 셈이다. 블로그 사용을 하지 않으면 될 것 아니냐고 간단히 말해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장 못 담그게 하는 구더기 편을 들어주는 것 같아 영 개운치 않다.
누가 어떤 블로그를 어느 정도까지 대중에 노출되게끔 만드느냐 하는 것 보다는 블로그 문화를 대하는 시민의식이 중요하다. 누구나 블로그를 만들 자유, 그리고 자신을 표현할 자유가 있다. 다만 나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싶다면 타인의 것도 존중해 주는 것이 당연하다.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에게 관심을 가져 주시는 건 고맙지만 여자친구가 걱정 된다”는 유승민 선수의 말이 가슴에 절절하게 와 닿는다.
오경수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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