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대 기계항공공학부에 29살의 젊은 여교수가 등장했다. 광주 과학고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졸업하고 미국 UC 버클리대 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현진 교수는 이번 가을학기부터 ‘공업수학’과 ‘비행동력학 및 항공제어’ 과목을 가르치는 조교수로 임용됐다. 공대에 여교수가더러 있지만 남학생이 대부분인 기계항공공학부에는 김 교수가 처음이며 20대 임용도 대단히 파격적이다.김 교수는 “요즘은 여교수를 우대하는 분위기가 있어 상대적으로 운이 좋았다”며 “공학분야는 여성이 많지 않기 때문에 여학생들에게는 여교수 임용이 좋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고 학교 당국도 그런 점을 높이 산 것 같다”고 말했다.
학창시절부터 김 교수는 늘 주목 받는 수재 학생이었다. 초등학교부터 남보다 1년 먼저 만 6세에 입학해 고등학교 과정을 2년에 마치고 한국과학기술원(대학과정)에 들어갔다. 이곳도 3년만에 조기 졸업했다. 친구들이 대학에 입학할 즈음인 20세에 김 교수는 이미 대졸자가 됐고 21세 때 미국유학길에 올라 5년 반만에 석ㆍ박사학위를 모두 따냈다.
그가 과학의 꿈을 갖게 된 계기는 의외로 단순하다. 어릴 때는 언론사 기자가 되고 싶었는데 중학교 시절 친구가 과학고 진학 시험을 준비하다 자살하는 것을 보고 “과학고가 도대체 뭐길래”하는 궁금증이 생겼고, 결국이 호기심에 의해 평생의 진로가 결정됐다.
김 교수의 관심 분야는 무인항공기. 미국에서도 인공지능 시스템을 헬리콥터에 응용해 무인 조종기능을 향상시키는 연구를 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산업환경으로는 미국처럼 대형 항공기 산업은 무리이기에 적은 비용으로도 가능한 소형 무인 항공기 분야를 지속적으로 연구 발전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김 교수의 대학동기 60여명중 여자는 2명뿐이고 20대 여자 임원이 돼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SK텔레콤 상무 윤송이 박사가 그의 1년 후배이다.
홍석우기자 n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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