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독감백신 제조사들이 정부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백신공급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조달청은 30일 국내 대형 독감백신 제조사 7곳 등을 대상으로 530만명분의 독감백신 입찰을 실시했으나 참여한 제약사가 1곳도 없어 유찰됐다고 밝혔다. 제약사들은 이에 앞서 지난 25일 실시된 첫 입찰에도 불참했다.
제약사들이 백신공급 입찰에 집단으로 불참한 것은 조달청이 올해 책정한 백신 공급가격이 병당 7,262원(주사기 포함)으로 업체들의 요구수준 9,000원선에 크게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같은 이유로 조달청 입찰을 4차례 유찰시켰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8,000여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독감백신 구매가 늦어짐에 따라 서민층을 대상으로 한 보건소의 독감 예방접종이 차질을 빚고있다.
대전시는 당초 보건복지부의 권고에 따라 내달 7일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던 독감 예방접종을 10월 이후로 연기키로 했으며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접종유보를 검토 중이다. 전남 여수시는 조달청 입찰이 이뤄지지 않자 제약사 대리점과 별도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해 제약업체 관계자는 “적정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납품하라면 응할 업체가 있겠느냐”며 “납품가 조정이 없으면 향후에도 응찰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달청 관계자는“올 백신 단가는 원가인상요인을 충분히 반영해 지난해 7,084원보다 높게 책정했다”며“업체들의 담합의혹을 지울 수 없지만 31일부터 독감백신 제조업체들을 상대로 개별 협상을 벌여 이른 시일 내에 백신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대전=허택회 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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