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 사진작가 신디 셔먼(50)과 금기의 장소에서도너끈히 퍼포먼스를 성사시켜 주목받는 바네사 비크로프트(35). 15년이라는나이 차가 있지만‘여성의 몸’을 다룬다는 점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다.둘이 함께 하는‘그녀의 몸들: 신디 셔먼 & 바네사 비크로프트’전이 9월1일부터 충남 천안시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열린다.여성의 몸을 실컷 훔쳐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 두 여성 작가의작품은 대중문화가 만들어낸 여성 이미지에 숨겨진 이면을 드러내고 있다.
셔먼은 여성의 초상사진만 30년간 발표해왔다. 모델은 바로 작가 자신이다. 스스로 화장과 의상으로 분장하고 연출, 촬영하는 방식을 계속해오고 있다. 포르노잡지의 속지를 뜻하는‘센터폴드’시리즈에서는 포르노 사진에서 볼법한 에로틱한 포즈 대신 촬영 도중 휴식을 취하며 옷깃을 꼭 부여잡고 있는 표정, ‘패션’시리즈에서는 캣워크의 화려한 모습 대신 화장이 번지고 무표정한 표정을 연출했다.
“사람들이 그 인물의 삶을 상상하도록 하고 싶다”는 것이 작가의 의도.카라바지오의‘병에 걸린 바쿠스’에서 이미지를 차용한 작품으로, 가장 유명한‘역사 초상’시리즈, 초기 작품‘미스터리 살인 인물들’시리즈(76년)와 최신작‘광대’시리즈(2004년)도 볼 수 있다.
비크로프트는 반라 또는 전라의 전문 모델들을 무대에 세워 두 세 시간씩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이를 비디오와 사진으로 기록한다. 오스트리아 빈 바인미술관, 베니스 페기구겐하임 콜렉션, G8수뇌회담이 열린 제노아 두칼레 궁전, 이탈리아 튜린의 카스텔로 디 리볼리 등이 퍼포먼스 장소.
10㎝가 넘는 하이힐을 신은 정갈한 모습의 모델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지쳐주저앉고 무너지기 시작하고, 무대는 정돈에서 혼돈의 상태로 바뀐다.
카스텔로 디 리볼리에서 행해진 52번째 퍼포먼스는 모델들이 긴 식탁에 앉아 빨강, 하양, 초록 등 색상별로 차례로 제공되는 음식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탐구한 작품. 날씬한 몸매를 갖기 위한 현대여성들의 집착을 목격할 수 있다. 검은 화장으로 온몸을 뒤덮은 유색인 여성 30명을 내세운 두칼레궁전의 퍼포먼스를 기록한 비디오도 소개한다. 11월21일까지. (041)551-5100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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