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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허덕 고속철 요금 "새마을호 수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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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허덕 고속철 요금 "새마을호 수준" 내린다

입력
2004.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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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조한 이용률로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한국고속철도(KTX)의 운임을 새마을호 수준으로 대폭 낮추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는 KTX가 표방해 온 고품질·고가격 정책을 개통 5개월 만에 사실상 포기하는 것으로 국내 철도운영체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철도청은 9월1일로 개통 5개월을 맞는 KTX의 이용객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요금을 대폭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철도청 김천환 고속철도사업본부장은 "서비스 개선이나 열차운행 시각 조정만으로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데 한계가 있어 박리다매 형태로 가격정책을 전환하기로 했다"며 "특실은 현행 고가 정책을 유지하되 일반실은 대중열차 수준으로 요금을 낮춰 기능을 차별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할인율은 철도청이 이달 23일부터 1개월간 실시 중인 'KTX 탑승객 1,000만명 돌파 기념 할인행사'에서 적용되고 있는 30%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김 본부장은 "할인행사를 시작한 이후 이용객이 경부선 15∼20%, 호남선 30∼40%나 늘어 고객 흡수효과가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호남선 열차를 위주로 한 할인행사의 대상과 기간을 확대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요금체계를 개편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KTX 특실의 운임은 일반실의 140% 수준이며 일반실은 새마을호 대비 평균 125% 수준이다. 철도청이 모든 KTX 일반실의 운임을 30% 인하할 경우 일반실 요금은 새마을호 수준으로 떨어지게 돼 기존의 새마을호 고객을 대부분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칫 고급열차와 중급열차의 운임체계가 뒤바뀌는 결과를 초래하거나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의 퇴출을 가속화하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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