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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남의 보험 이야기/발생빈도 낮은 사고일수록 실제보다 더 위험하게 느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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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남의 보험 이야기/발생빈도 낮은 사고일수록 실제보다 더 위험하게 느껴져

입력
2004.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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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밤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을 이륙한 민항기 두 대가 동시에 추락하여 승객과 승무원 90여명이 모두 사망했다. 단순한 사고인지 아니면 테러 사고인지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러시아판 ‘9.11 테러’의가능성까지 제기할 정도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우리나라에서도 대형 사고들이 적지 않았다. 구포 열차전복사고나 아시아나항공 추락사고, 페리호 침몰사고, 성수대교 붕괴, 대구 가스폭발, 삼풍백화점 붕괴 등 아직도 생생한 사고들은 손으로 꼽을 수조차 없다. 일상에서 이런 사고들은 거의 관심에 없다가, 이번 러시아 여객기와 같이 대형 사고가 또다시 발생하면 그 위험을 각성하게 된다.

손해의 가능성인 위험은 손해의 크기인 손해심도(Severity)와 손해의 가능성인 손해 빈도(Frequency)로 이루어진다. 위에 나열된 사고들은 대표적으로 손해심도는 큰 반면에 손해빈도는 매우 낮은 사고들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손해빈도가 5% 이하인 경우에는 실제보다 위험이 더 크게 느껴지는 반면, 손해빈도가 25% 이상인 위험에 대해서는 실제보다 위험을 낮게 느끼게 된다고 한다. 위와 같은 대형사고들은 낮은 빈도에 비해사람들이 훨씬 더 위험하게 느낀다. 보험의 대상이 되는 위험도 손해빈도가 낮은 위험이 대부분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위험이 존재하는 것과 위험을 인식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 손해 빈도가 매우 작은 위험을 일상생활 속에서 사람들이 인식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한강다리는 무너지기도 하지만 한강다리가 무너지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한강을 건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험이 닥쳐야만 위험을 인식하는 탓이다.

우리는 위험을 미리 알지는 못하더라도 위험이 존재하는 것은 알아야 한다. 위험을 인식함으로써 그 위험을 관리할 수 있고 이에 대비할 수 있다. 손해빈도와 손해심도를 따져보고 피해가거나 예방하거나 규모를 줄일 수 있게 대비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서는 당연히 보험도 미리 가입해 둬야 한다.

서병남 인스밸리 대표 suh4048@InsValle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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