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보강이 숙제다.” 5월 만난 문의제(29ㆍ삼성생명)가 했던 말이다. 팔팔한 신진들이 판을 칠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해 문의제는후배들과 함께 불암산을 오르고 또 올랐다. 4년 전 10초를 견뎌내지 못하고 3점을 뺏겨 은메달에 그친 그는 아테네가 설욕의 땅이길 바랬다.노련미는 앞섰지만 역시 체력이 문제였다. 29일 새벽(한국시각) 열린 아테네올림픽 레슬링 남자 자유형 84㎏급 결승에서 문의제는 4살이나 어린 지난해 세계선수권 준우승자 카엘 샌더슨(미국)에 밀려 1-3으로 역전패했다.
올림픽 2회 연속 ‘은자탑’을 쌓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2라운드 맞잡기에서 재빨리 빠지는 수비로 1점을 땄지만 역습을 당해 2점을 잃는 바람에 상황이 반전됐다. 문의제는 샌더슨의 뒤잡기로 다시 1점을 잃었으나 반격하지 못했다. 체력이 달렸다.
문의제는 “1-0에서 무리하게 공격하다가 2점을 잃은 게 결정적이었다. 상대의 키가 커 기술이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은메달도 자랑스럽다”며 “이후 후배들의 금메달 조련에 나서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한편 60㎏급에 출전한 정영호(조선대)는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폴승으로 2승1패를 기록해 이노우에 겐지(일본)와 동률을 이뤘지만 승자승에서 밀려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9명의 선수가 나선 한국 레슬링은 금1, 은1개로 대회를 마감했다.
아테네=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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