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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체첸 공화국 테러공포속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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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체첸 공화국 테러공포속 대선

입력
2004.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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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첸 독립을 지향하는 이슬람 과격 단체의 소행으로 드러나고 있는 러시아여객기의 연쇄 폭탄 테러 이후 테러 가능성이 고조된 가운데 러시아내 체첸 자치공화국의 대통령 선거가 29일 치러졌다.올 5월 아흐마드 카디로프 전 대통령이 체첸 반군의 폭탄 테러로 숨진 후 실시되는 이번 선거에서는 러시아의 지지를 받는 알루 알하노프 전 내무장관의 당선이 확실시된다. 하지만 대선을 계기로 체첸 반군과 이슬람 과격 세력의 공세가 강화할 것으로 예상돼 러시아의 화약고로 불리는 체첸이 다시 테러와 살육의 전장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국 430개 투표구에서 진행된 선거에서 58만 여명의 유권자중 80% 가량이투표에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투표 결과는 30일 나올 것으로 보인다.

BBC 방송 등 외신들은 알하노프의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 말릭 사이아둘라예프가 선관위의 등록거부로 입후보하지 못해 알하노프가 6명의 군소 후보들을 큰 표차로 누르고 압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신들은 그러나 체첸 반군과 주민들은 알하노프를 ‘러시아의 앞잡이’로 폄하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체첸은 우리나라 경상남도 크기로, 유전지대인 아제르바이잔 및 카자흐스탄과 러시아를 잇는 연결 통로에 있어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80만명의 주민 대부분이 이슬람교(수니파)를 신봉하며 1994년 이후 주민들의 지지를 받는 체첸 반군이 러시아로부터의 완전 독립을 목표로 전쟁을 벌여왔다.

지난 10년간 체첸 반군은 6만 명이 목숨을 잃는 대가를 지불하면서도 산악지대를 근거지로 삼아 끊임없이 러시아군과 전투를 벌여왔으며, 이 와중에 4명의 체첸 대통령 중 3명이 암살됐다. 특히 체첸 반군은 2002년 10월 모스크바 오페라 극장 인질극(170명사망), 올 2월 모스크바 지하철역 폭탄테러(39명사망) 등 러시아 안팎에서 각종 테러를 저지르면서 러시아 당국을 괴롭혀왔다.

한편 러시아 언론들은 24일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 2대 모두의 잔해에서 폭발물인 헥소젠의 흔적이 발견됐다고 전하면서 이번 사건을 체첸 반군의 테러로 규정했다.

러시아 언론들은 “여객기에 탑승했던 아만타 나가예바(27)와 제르비하노바 등 2명의 체첸 여성이 테러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며 “나가예바는 러시아군에 희생된 오빠의 복수를 위해 테러를 저질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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