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이 30일부터 4일 동안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전당대회를열어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의 재선을 위한 공식 출정식을 갖는다.전당대회를 목전에 두고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이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2~3% 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는 결과에 고무된 공화당 대의원들은 이번 대회를 승세를 다지는 발판으로 삼겠다며 뉴욕으로속속 몰려들고 있다.
대회 전략
공화당은 이번 대회의 주제를 ‘미국의 약속 이행: 더 안전한 세계와 더 희망찬 미국 건설’로 정했다. 부시 대통령이 케리 후보보다 비교우위에 있다고 믿는 안보 문제를 전면에 끌어내 부시가 전시의 미국을 이끌 확실한 지도자라는 점을 부각하겠다는 전략이다. 행사일을 9ㆍ11 테러 3주년에 최대한 근접시키고 민주당의 아성인 뉴욕을 대회지로 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를 위해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등 유명 인사들의 연설 초점은 부시 대통령을 ‘안정되고 일관된 지도자’로 지켜 올리고 케리 후보를 ‘변덕쟁이’로 깎아내리는 데 모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전국위원회(RNC)는 또 부시 대통령의 재선 길에 최대 장애가 되고 있는 이라크 문제와 경제 문제에서 유권자들의 반감을 더는 데 이번 대회의 현실적 목표를 두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9월1일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이라크 전쟁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세금감면 등 자신의 정책이 미국 경제를 회생시키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 효과?
그러나 공화당 전략가들조차 이번 대회가 부시 대통령 인기의 월등한 반전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지는 않고 있다. 선거를 두 달여 앞둔 시점에서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80% 이상이 이미 지지 후보를 정했다고 답하고 있다.
이는 4년 전 같은 시기에 비해 20% 포인트가 높은 수치다. 그 만큼 전당대회가 선거 판세에 미칠 파괴력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때문에 공화당의 전략가들은 새로운 유권자층을 끌어들이기보다는 이전 지지층을 보다 많이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공화당원들은 1992년 대선 때 아버지 부시가 보수적 기조를 잃어버리는 정책으로 골수 지지층의 외면을 받았던 게 재선의 실패로 이어졌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가 대회를 앞두고 발표한 정강에서 낙태와 동성애 결혼,줄기세포 연구 등에서 보수적 색채를 더욱 뚜렷하게 낸 것은 기반 세력의 결집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시위 몸살
27일 맨해튼 도심에서 반 부시 시위가 처음으로 열리는 등 벌써부터 각종시위로 얼룩지는 대회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각종 반 부시, 반전 단체들이 29일 최대 25만명을 동원하는 초대형 집회를 계획하고 있어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도 예상된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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