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에 사는 이모(29)씨는 얼마 전 생긴 기미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가무잡잡한 그녀는 웬만한 햇볕에도 잘 타지 않는 건강한피부를 가장 큰 자랑거리로 삼았는데, 이번에는 나이 때문인지 휴가를 다녀온 뒤부터 눈 밑에 거뭇거뭇한 기미가 생긴 것이다. 이처럼‘휴가후유증’(Post Holiday Syndrome)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규칙적인 생활로 돌아가라
휴가철이 끝난 후 우리 몸이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항상성을 되찾는데 보통 1~2주가 걸린다. 특히 빡빡한 일정으로 무리하게 여행을 다녀온 뒤라면 면역기능이 떨어져 조금만 움직여도 피곤하고 소화불량, 두통 등에 시달리게 된다.
신촌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휴가 후유증을 피하려면 1주일 정도는 술자리를 피하며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며 “특히 해외여행을 다녀온 후 컨디션이 조절되지 않으면 수면 장애와 피로감, 집중력저하 등이 나타나는데 이때 물을 많이 마시면 좋다”고 권한다.
- 피부의 적 자외선
강한 자외선으로 얼굴에 기미, 주근깨 등과 같은 잡티가 생겨 고민하는 경우도 많다. 기미는 멜라닌 세포가 자외선에 자극을 받아 멜라닌 색소를 많이 만들고 증식해 생기는 잡티로,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 나타나기 쉽다.
기미가 일단 생기면 병원의 전문적 치료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어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철저한 이중 세안으로 화장품에 의한 색소 침착을막아준다. 항료나 유분이 많은 제품의 사용을 피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주 2~3회 정도는 마사지와 팩을 하고 양질의 단백지, 비타민CㆍE가 함유된과일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충분한 수면과 적당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
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평소에도 SPF(자외선 차단지수) 30 이상의 자외선 차단제를 꾸준히 발라주고 비타민CㆍE 등의 미백 성분이 들어 있는 화장품을 사용해야 기미를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주흥 교수는 “햇볕 화상이 생겼다면 우선 화끈거리는 부위를 찬물이나 얼음으로 20분간 하루 3~4번 찜질해 주면 좋다”며“특히 차게 한 우유나 오이 팩을 하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콜드크림과 같은 피부 연화제를 하루 3~6번 발라서 피부 건조를 예방하는 것도좋은 방법이다.
- 어린이 급성 중이염 조심을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은 휴가지의 불규칙한 생활로 인해 열 감기, 목 감기 등 후유증을 앓는 경우가 많다. 가벼운 감기 정도야 앓을 수도 있지만문제는 어린이 감기 환자의 5% 정도가 급성 중이염으로 악화한다는 것. 중이염을 오래 두면 청력을 손실할 위험이 커지므로 미리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미래이비인후과 송병호 원장은 “어린이들은 표현력이 떨어지므로 중이염 감염 여부를 알려면 행동을 잘 관찰해야 한다”며 “자꾸 보채고 귀를 자주 만지거나 TV 볼륨을 높이고 바짝 붙어 시청하는 경우에는 중이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 “감기를 앓은 후 ‘귀가 멍멍하다’든지 ‘귀에서 물이 움직이는 소리가 난다’고 말할 때에도 병원을 찾는게 좋다”고 덧붙였다.
급성 중이염은 대부분 약물이나 물리적 치료로 완쾌되지만 심하면 귓속에 튜브를 박는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고름이 귓속의 뼈를 녹여 뇌막염이나 뇌종양으로 발전할 수도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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