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에서 공연된 '환생(還生) 경제'가 노무현 대통령을 겨냥한 노골적인 욕설 때문에 뒷말을 낳고 있다. 중앙대 문예창작과 이대영 교수가 연출한 '환생경제'는 한나라당 의원 24명으로 구성된 극단 여의도가 처음 올린 50분짜리 풍자극.극은 노 대통령을 "허구한 날 술 퍼먹고… 집안 말아 먹은" 무능한 가장인 '노가리'로, 박근혜 대표를 그의 횡포에 맞서 두 아들 '민생'과 '경제'를 헌신적으로 보살피려는 착한 아내 '근애'로 등장시켰다. 노가리는 근애 친구로 등장한 박순자·송영선 두 여성의원으로부터 "거시기 달 자격도 없는 놈", "육XX놈", "불X값도 못하는 놈"이란 야유를 받는다.
배경은 경제가 죽은 뒤 벌어지는 노가리 집의 풍경이다. 노가리는 경제가 '후천성영양결핍신경근육마비'라는 병으로 죽어감에도 집터 탓이라며 이사할 궁리만 한다. 대들보에 톱질부터 해대는 노가리를 저승사자까지 나서 만류하지만 막무가내다. 정부의 밀어붙이기 식 행정수도이전을 비튼 것.
과거사 청산 역시 "호적타령이나 하고…호적에서 밥이 나옵니까 술이 나옵니까"라는 '민생'의 하소연으로 도마에 오른다. 최근 정치인들의 가계 친일시비를 겨냥, "고아만이 떳떳하게 살 수 있다"는 푸념도 나온다. 노가리의 행패를 보다 못한 저승사자가 "죽은 경제를 살려주고 대신 남편을 데려가되 그 집행을 3년 연기하라"는 염라대왕의 판결을 알리는 것으로 극은 끝난다. 3년의 집행유예는 노 대통령의 남은 임기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김현미 대변인은 "성 비하적 모욕으로 대통령을 욕해대는 것이 한나라당의 진면목이냐"며 박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청와대는 "대꾸할 만한 가치가 없다"며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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