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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2008大入]<하>대학도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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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2008大入]<하>대학도 달라져야 한다

입력
2004.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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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지니아주 교육계는 지난 5월 '대학 합격은 SAT(대학수학능력 자격시험) 점수 순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다. 최고 명문인 하버드대 입학전형에서 SAT 만점을 받은 학생은 떨어진 반면, 이보다 20점이나 낮은 같은 학교 학생이 합격하면서 전형기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기 때문이다.하버드대측은 학부모가 낙방 이유를 묻자 "우리는 '가능성'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해당 고교는 합격한 학생이 비록 SAT 점수에선 다소 뒤졌지만, 각종 운동 및 취미, 학내·외 활동에 더 적극적이었으며, 특히 수학 과목은 아주 뛰어난 재능을 보여왔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성적 이외의 다양한 재능과 리더십 등을 종합 평가해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시대가 곧 도래할 전망이다. 2008학년도부터 대입 전형의 절대적 요인이던 수능시험 비중은 약화하는 대신, 전공 분야의 소질과 적성 등을 중점 평가하는 방식으로 대학의 개별 전형방식이 크게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물론 대학측의 '대 변신'을 전제로 하고 있어 성과 여부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그동안 자체 전형방식을 개발하기보다는 국가(수능 및 학생부 성적)에 절대적으로 의존했던 대학들이 제도 개선에 맞춰 보다 창조적이고 다양한 전형방식을 도입할 수 있는 능력과 여건이 되는지 의문시되기 때문이다. 한국교육개발원 양승실 연구위원은 "우리 대학들은 말로만 '자율적인 학생 선발 보장'을 외쳤을 뿐 어떤 방식으로 학생을 뽑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와 노력은 거의 없었다"고 꼬집었다.

대다수 대학들도 이런 지적에 대해 일정부분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논술 및 심층면접 등 기존 전형방법 강화 외에 새로운 전형기준을 3년 안에 마련해야 하는 현실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이다. 현선해 성균관대 입학처장은 "본고사와 고교 등급제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유지하면서 학생들을 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으로 학생선발의 전권을 대학이 행사해 온 선진국의 대입전형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다. 수능(SAT) 성적은 참고 자료로만 활용하고 학생부 성적과 대학 자체적으로 개발한 수십 가지 이상의 전형방법을 통해 학생을 뽑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버드대 입학사정관 출신인 앤젤라 엄 보스턴아카데미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하버드 예일 등 미국의 명문대학은 매년 입학사정이 끝난 뒤에도 학교별로 30∼40명의 관계자들이 모여 한 달 이상씩 선발 방식 개선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들 대학의 가장 중요한 평가기준은 '장래성'과 '가능성'이며, '성적 순으로 한 줄 세우기' 전형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이야말로 대학들이 자신이 원하는 인재를 선발하고 양성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 절호의 기회라는 충고도 나온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이현청 사무총장은 "이제 우리 대학도 독특한 건학이념이나 인재관을 제시하고 이에 맞는 지원자 중 일정 자격을 가진 학생을 선발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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