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정선의 3대(代)에 걸친 일가족 10명이 기네스북에 오를만한 음반을 녹음했다.아리랑의 원류로 꼽히는 정선아리랑의 사설 400여수를 담은 음반 ‘삶의 소리 천년의 노래 정선아리랑’(신나라)를 녹음한 김연수(71ㆍ 정선군 정선읍 덕송 2리)씨 가족이 화제의 주인공. 8장의 CD로 된 이 음반은 총 7시간 길이다.
김씨 가족은 정선에 4대째 내리살면서 자연스럽게 소리의 맥을 잇고 있는전통 있는 ‘동네소리꾼’ 집안이다. 김연수씨의 어머니인 고(故) 남효자씨에서 시작해 김씨의 네 딸과 외손자ㆍ손녀 등 3대에 걸친 가족이 모두 상당한 수준의 ‘소리’를 한다. 이 가운데 딸인 순녀, 순덕 자매는 경연대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음반을 제작한 신나라사 관계자는 “전형적인 소리의 전승체계를 갖고 있는 가정을 찾는 과정에서 김씨 가족을 발견하게 됐다”며 “정선아리랑이 원래 일상생활 속에서 불리던 노래여서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녹음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녹음은 지난 1월부터 진행됐다. 김씨와 부인 전인식씨, 누나인 김옥자씨,네 딸 순녀, 순덕, 순이, 순여씨, 외손자 상근군, 외손녀 상아양 등 가족10명이 녹음에 참여했다. 이들의 소리는 내용과 길이별로 ‘애정을 표현한 소리’ ‘수심을 표현한 소리’ ‘신세한탄을 표현한 소리’ ‘가족 소리판’ ‘가족 독창’ 등의 소제목을 달았다.
정선 지역에서 불리는 구연사설과 문헌에 기록된 사설은 3,000수에 가깝다. 이 가운데 보통의 소리꾼들이 무대에서 부르는 사설은 많아야 50~70수 정도. 일반인들이 아는 사설은 기껏해야 10여수 정도다.
신나라측 관계자는 “이 음반은 정선아리랑의 실체를 담은 ‘바이블’이라 할만 하다”며 “하나의 노래가 이처럼 긴 사설을 가진 경우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고 보고 기네스북 등재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선=곽영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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