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전남 구례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에서 박근혜 대표가 그간 자신을 공격해온 비주류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며 전면전을 선언, 당내 갈등이 노골화 하고 있다. 이재오 의원 등 비주류측도 "박 대표에 대한 비판은 정당했다"며 거세게 반발, 당내 갈등이 연찬회를 계기로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박 대표는 이날 토론회 말미에 정리발언을 자청, 과거사 관련 등 비주류가 자신을 공격해온 사안들을 20여분에 걸쳐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여러 번 사과했는데도 거듭 사과하라는 것은 대표 흔들기로 좌시할 수 없다"며 "이유없이 대표를 때리니 당 지지가 안 올라가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분(비주류)들은 열린우리당과 생각이 똑 같은 것 같다"며 "어떤 분은 박근혜가 대표가 되면 탈당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아는데 남아(男兒)라면 정정당당하게 말에 책임을 지라"고 말해 사실상 일부 비주류에 대해 자진탈당을 요구했다.
박 대표는 정수장학회 이사장 사퇴요구에 대해서도 "이 문제는 법정에서 가릴 개인적 문제"라며 "개인 문제이니 (내가) 알아서 하고 공격을 받아도 내가 받고 해결을 해도 내가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작심한 듯 당명 개정, 수도권 이전 문제에 대해서도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하며 비주류에게 날을 세웠다. 박 대표는 "개혁을 주장하면서 왜 당명 개정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꼬집었고, "정치적 상황에 따라 찬반을 바꿔 또 한번 국민들과 충청민들에게 죄를 지어서는 안 된다"고 비주류의 수도이전 반대 밀어붙이기를 반박했다.
비주류측은 토론회 직후 만찬 자리에서 "탈당할 생각이 없다. 우리는 10년 넘게 당에 있었고 나갔다가 들어온 사람은 박 대표가 아니냐"며 역공을 가했다. 특히 김문수 의원은 기자들에게 "한나라당이 제2의 유신을 선포한 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이재오·박계동·고진하 의원 등 비주류측은 과거사 규명 당명 개정 수도이전 문제 등을 걸어 박 대표와 지도부를 선제 공격했다.
김문수 의원은 "정수장학회가 정리되지 않으면 올 국정감사에서 계속 문제가 된다"며 "대표가 신속한 결단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이재오 의원도 유신시절 자신이 당한 경험을 앞세우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반공법에 끌려갔느냐. '지금 돌이켜보니 잘못됐다'고 털고 나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방호 의원은 "특정세대, 특정계파, 코드에 의해 당이 운영돼서는 안 된다. 인사에도 정실주의가 스며들어 있다"고 김덕룡 원내대표를 겨냥했다.
비주류측의 파상공세가 이어지자 주류측도 원희룡·박형준·전여옥 의원 등을 앞세워 반박, 양측은 10시간 넘게 널뛰기 공방을 되풀이했다.
/구례=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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