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힘으로 던졌다.”마이너리그에서 재활훈련을 하던 박찬호(31ㆍ텍사스 레인저스)가 부상과 부진의 긴 터널을 뚫고 ‘코리안특급’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박찬호는 27일(한국시각) 미국 알링턴에서 벌어진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경기에 99일 만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솎아내며 4피안타와 볼넷 3개를 묶어 2실점, 팀의 8-3 승리를 견인했다.
시즌 3승째(4패ㆍ방어율 5.50). 5월13일 탬파베이전 이후 106일 만에 맛보는 승리의 감격이자 1,300만 달러의 몸값을 비웃는 홈팬 앞에서 2002년 시애틀 매리너스전 이후 만 2년 만에 내던진 승전보였다.
재기를 예고한 화려한 부활투였다. 최고 시속 95마일(153㎞)의 총알투와 낙차 큰 변화구(투구수 84개) 앞에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1위의 미네소타 막강 타선도 속수무책이었다.
출발은 불안했다. 1회초 안타 2개와 볼넷으로 자초한 1사 만루. 그러나 박찬호는 5번 타자 루 포드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데 이어 최근 13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가던 코리 코스키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면서 위기를 넘겼다.
이후에는 완벽한 박찬호의 페이스. 박찬호는 2회부터 5회까지 4이닝을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텍사스 타자들은 불붙은 방망이로 박찬호의컴백을 환영했다. 텍사스는 1회말 알폰소 소리아노의 좌월 2루타로 선취점을 뽑고 2회 2득점, 다시 4회에는 행크 블레이락의 2점 홈런 등으로 4점을추가, 7-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박찬호는 8-0으로 크게 앞선 6회초 볼넷 이후 안타 2개를 두들겨 맞고 2점을 내준 뒤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경기가 끝난 뒤 박찬호는 “국민들이 내 뒤에서 함께 던진다는 생각이 들면서 공을 채는 느낌도 더 강해졌다”며 모처럼 환한 웃음을 지었다.
김병주 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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