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 부위원장은 참여정부의 핵심적인 개혁파여서 사의 배경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이 부위원장은 27일 "며칠 전 청와대에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며 "최근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할 때 물러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위원으로 활동하면서부터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 등과 함께 참여정부의 대표적인 개혁 인맥으로 꼽혀온 인물. 금감위 관계자들은 참여정부 출범 직후부터 줄곧 함께해 온 이정재 전 위원장이 이달 초 금융감독기구 개편 등의 문제로 물러난 뒤 이에 영향을 받아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금융감독기구 개편과 관련, 최근 국회 업무 보고에서 "장기적으로 공적 민간기구화가 바람직하다"는 반(反)정부적 시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재임 중 삼성 등 재벌금융개혁에 강한 의욕을 보여온 그가 최근 정부 정책이 '개혁 후퇴' 쪽으로 자리를 잡자 스스로 한계를 느끼고 사의를 표명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가 이 부위원장의 사의를 받아들일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은 "정식으로 사표를 제출한 것은 아니며 본인의 뜻이 청와대로 정확히 들어오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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