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발생한 러시아 여객기 2대 연쇄추락 사건이 테러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테러의 흔적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27일 “여객기중 한 대인 Tu(투폴레프)-154의 잔해 속에서 폭발물 잔해가 발견됐다”며 “사고 원인이 테러와 연관된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니콜라이 자크하로프 FSB 대변인은 “여객기 잔해 속에서 폭발물 잔해가 발견됐으며 그 폭발물은 ‘헥소젠’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헥소젠’은 체첸 반군들이 1999년 러시아 민간인 주거지역을 폭파, 300명의 희생자를 냈던 당시 사용했던 강력한 폭발물이다.
FSB는 또 체첸 성(姓)을 가진 탑승객 4명을 이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체첸 정부의 협조를 얻어 이들에 대한 신원조회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탑승 사유 등을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Tu-154가 관제탑에 보낸 조난신호는 비행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지기 5분전 3차례나 계속 이어졌고 이는 승무원이 공중납치를 알리기 위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테러 누구의 짓인가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불리 여단’은 27일 이번 사건의 배후가 자신들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슬람불리 여단’은 지금까지 이슬람 무장단체의 입장을 대변해 온 한 인터넷 웹사이트에 성명을 통해 “2대의 러시아 여객기에 각각 5명의 무자헤딘(전사ㆍ戰士)들이 탑승했으며 이들 무자헤딘들의 유언장이 곧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우리의 무자헤딘들이 신의 가호 속에 체첸 등 부정한 러시아인들에 의해 고통 받는 곳의 이슬람 형제들을 돕고 이들에게 승리를 안겨주기 위한 파상공세의 일환으로 첫 공격을 감행해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정부는 ‘이슬람불리 여단’이 체첸을 언급하면서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는 성명을 내고 사고 현장에서 폭발물 잔해가 발견됨에 따라 이번사건이 알 카에다 등 테러단체의 지원을 받고 있는 체첸 반군이 배후에 깊이 연관돼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이슬람불리 여단’이란
1981년 카이로에서 군사 퍼레이드를 벌이던 안와르 사다트 당시 이집트 대통령을 암살했던 그룹의 지도자로 알려진 칼리드 이슬람 불리가 이끌고 있는 단체로 9ㆍ11테러를 일으킨 알 카에다와 연계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7월말 차량을 이용해 자살 폭탄 공격으로 샤우카트 아지즈 파키스탄 총리를 암살하려다 미수에 그친 이 단체는 사건당시 자신들을 ‘알 카에다의 이슬람불리 여단’이라고 밝혔었다. 이들은 성명에서 이번 공격이 첫번째 공격으로 러시아를 추가 공격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앞으로 파문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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