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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문 닫는 지방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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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문 닫는 지방공항

입력
2004.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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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띄울 때마다 적자만 쌓였지만 공익을 위해 버텨왔습니다. 그러나 자선사업에도 한계가 있는 게 아닙니까."대한항공의 양양―김포노선 운휴 결정이 난 27일 항공사 관계자는 이렇게 푸념했다. 운휴 기간은 9월부터 내년 2월말까지 6개월. 이전에도 몇 차례 운휴를 시도했다가 강원도와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포기했던 항공사 입장에선 마침내 숙원을 이룬 셈이다.

아시아나항공 노선철수(2002년 11월)에 이어 이번 운휴결정으로 강원지역의 유일한 국제공항인 양양공항은 당장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다. 3,567억원이라는 막대한 국가예산을 투입해 2002년 4월 준공한 지 불과 2년 6개월 만이다. 이제 이곳을 운항하는 항공편은 김해를 오가는 국내노선 1개뿐이다. 그나마 탑승률이 30%에도 못 미치는 적자노선이다. 국제공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성수기에도 공항 활주로와 계류장이 텅텅 빈 지 오래다. 대한항공의 경우 이 노선 운행으로 인한 적자가 1년에 100억원이 넘는다고 하니 수지타산에 민감한 민간항공사 입장에서 지금까지 버틴 것만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역발전과 세계화를 지향한다는 정부의 야심찬 계획에 따라 세워진 첨단 허브공항이 무용지물로 전락한 이유는 무엇인가. 한 항공사 관계자는 "영동고속도로 확장 이후 서울에서 동해안까지 차로 3시간이면 충분한데 누가 번거롭게 비행기를 타겠느냐"고 태생적 한계를 지적했다.

비단 양양공항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도로 신·증설에 고속철도 개통까지 겹쳐 국내 16개 지방공항 가운데 현재 흑자를 내는 곳은 한두 곳에 불과하다. 지역안배와 정치적인 논리로 추진된 사업의 결말이 어떤 것인지를 양양공항은 우리에게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변형섭 사회1부 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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