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강남점을 잡아 1위 백화점의 명성을 되찾겠다." 매출 1위, 절대 강자인 롯데백화점 본점이 이렇게 말하는 건 의외다. 하지만 식품에 한해서는 그렇다. 롯데 본점 지하 식품매장이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식품매장에 도전장을 냈다. 내년 1월까지 식품매장의 새 단장 작업을 완료해 최근 평상시 매출에서 1위 자리에 오른 신세계 강남점을 따라잡겠다는 것이다. 롯데측은 7월에는 델리존, 지난 18일에는 건강매장을 열었고 9월 청과, 11월에는 수산, 내년 1월에는 정육코너를 새롭게 꾸민다는 계획이다.
18일 새로 오픈한 건강식품관은 건강기능식품이 총 망라된 헬스카페, 세계40여종의 차를 판매하는 ‘티 뮤지엄’, 다양한 용기와 소(小)포장으로 눈길을 끄는 ‘허니 숍’, 최초의 유기농 생활용품 매장 등 본격‘웰빙 매장’으로 거듭났다. 특히 헬스카페에서는 고객의 골밀도 측정과 상담 서비스까지 하고 있으며 비만도 측정과 영양상담도 계획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리뉴얼 이후 델리존을 찾는 고객이 하루 7,000명에서 2만명, 매출은 하루 5,000만원에서 1억8,000만원으로 늘어났고 건강매장은 30% 정도 매출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장 면적도 롯데호텔에서 운영하던 임대매장이었던 롯데1번가가 델리존으로 바뀌면서 국내 최대 규모인 2,100평으로 늘어났다.
연 매출이 1조원을 넘는 롯데 본점이 전체 매출의 9%에 불과한 식품매장에 이처럼 힘을 집중하는 것은 신세계 강남점을 보고 크게 자극 받았기 때문. 신세계 강남점은 롯데 본점에 비해 매장 면적이나 매출규모가 적지만 명절을 제외한 평상시 식품매장의 매출만은 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중요한 것은 식품매장의 성공이 전체 매출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점. 신세계 강남점은 2001년 3월 자체 개발한 브랜드만 엄선, 델리존을 꾸민 뒤고객이 하루 평균 8만명에서 10만3,000명으로 껑충 뛰었고 연 매출도 2001년 4,233억원에서 올해는 7,0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식품매장의 차별화만큼 집객효과가 높은 것은 없다’는 것이 신세계의 평가다.
롯데백화점 정 호 식품매입팀장은 “흔히 백화점 식품 매장은 고객을 끌어들여 지상층 매장의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분수 효과’를 내는 곳으로 일컬어진다”며 “다만 과거처럼 가격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웰빙을 반영한 차별화 전략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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