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대학 운동권 투사에서 인터넷 비즈니스맨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벤처 1세대'의 대표주자인 문용식(46·사진) 나우콤 대표. 그가 최근 김근태 복지부 장관의 외곽 조직인 '한반도재단' 사무총장을 맡아 'GT(김근태) 대통령 만들기'의 막후 선봉장을 맡고 나섰다. 차기 대선에서 GT계의 베이스 캠프가 될 이 재단은 문 대표의 가세 이후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등 부쩍 활기를 띠고 있다.흥미로운 대목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고교(전주고) 대학(서울대 국사학과) 후배인 문 대표가 정 장관측의 구애를 뿌리치고 'GT호'에 몸을 실었다는 점이다. 문 대표는 "그냥 김근태 선배를 돕고 싶어서"라며 "정동영 선배한테는 미안하고, 나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람은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에 서 있을 때 마음이 편하고, 내가 마음이 편한 자리는 김 장관과 함께 하는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선택의 변을 덧붙였다.
문 대표는 "김 장관과는 철학과 가치지향점이 같다"면서 운동권 시절 김 장관과의 아픈 인연을 들려주었다. 그는 "지난 85년 '깃발사건'(서울대 민추위사건)으로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당하고 있을 때, 바로 앞 방에서 이근안의 고문을 받은 김 장관의 신음소리를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회고했다. 당시 운동권 인사들은 "김 장관이 대중인물로 부상한 이근안 고문사건의 배경에 문 대표가 있었다. 이 사건 이후로 두 사람은 한동안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최근 앙금을 털고 의기투합했다"고 전하고 있으나, 문 대표는 "틀린 얘기다. 김 장관과 앙금은 전혀 없었다"고 손사래를 쳤다.
문 대표에게 "김 장관의 대중적 인기는 여전히 낮지 않느냐"고 묻자 "앞으로 선보일 컨텐츠를 보면 시대정신을 구현할 적임자로 인정 받을 것"이라며 "김 장관에게는 클라이맥스를 향해 치고 올라갈 일만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기 국가지도자는 국가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남북분단과 박정희식 경제모델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질풍노도와 같은 지난 시기에 항상 '이슈의 향도자'를 자임했던 문 대표의 '차기 대권 적임자론'이 또 다시 적중할 지 주목된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