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8월 들어 100포인트 가까이 수직 상승했다. 전날 800선을 돌파해 추가 상승 여부가 의문시됐지만 26일에도 국제 유가 하락이란 호재를 만나며 가뿐히 810선을 넘어섰다.한 달 내내 일시적 반등일지 모른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촉구하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머쓱해 하는 모습이다. 여전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견해가 더 우세하지만 ‘추세 전환일지 모른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사는 게 맞다’는 긍정적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 “긍정적인 변화, 이미 시작됐다”
대신증권은 26일 ‘긍정적으로 전환’이라는 제목의 9월 증시전망 보고서를 통해 “국내 경제는 내수 부문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이미 시작됐고, 이는 국내 증시의 본질적인 변화로 연결될 것으로 본다”며 긍정적 전망을 강력하게 피력했다.
양경식 연구원은 “당초 8월 말과 9월 초 사이에 하락 국면에서의 저점이 확인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치 못한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 모멘텀은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면서 국내 증시의 저점을 예상보다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이미 지수가 바닥을 치고 상승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하락하고 있는 국제 유가도 우리 증시에는 긍정적 신호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김학균 연구원은 “최근 국제유가는 매우 복잡한 요인에 영향을 받고 있어 움직임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지금처럼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배럴당 40달러 이하로의 하락 가능성에 무게 중심이 실린다면 국내 증시도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SK증권의 현정환 연구원도 “수급과 정부정책의 두 가지 측면이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급적인 측면에서는 뚜렷한 매도 주체가 없다는 점, 외국인들이 지속적인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 프로그램 매수 여력도 많이 남아 있다는 점 등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부가 건설 경기를 살리고 사모펀드 활성화, 퇴직연금제 도입 등으로 증시를 부양해 내수를 살리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를 먼저 눈치챈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상승추세가 쉽게 꺼지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 “그래도 불안하다… 중립”
그러나 아직도 상당수의 증권사들은 조심스러운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이날 발표한 9월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최근의 주가 상승은 추세라기보다는 제한적인 랠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의견 ‘중립’과 3개월 종합주가지수 예상범위 650~850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김지환 연구원은 “과거 2000년 및 2002년에도 약 1개월간 큰 폭의 상승이 있었으나 이후 하락으로 귀결됐다”며 “추가적인 하락을 예상하는 장기 비관론이나 최근의 주가 상승 및 외국인 매수세에 근거한 낙관론 중 어느 쪽에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LG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원도 “지수가 다시 800선을 회복했지만 거래량은 여전히 미진하다”며 “추세적 흐름으로 보기에는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순매수 강도가 강해진 것은 매수 강도가 강해져서가 아니라 매도 강도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것. 지속적으로 비관론을 폈던 교보증권은 “단기매매 대응은 유효하지만 기술적으로 추가 상승의 한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적극적 시장 참여를 경계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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