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두대의 연쇄추락 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러시아 합동 특별조사위원회는 25일 툴라와 로스토프 지역의 추락현장에서 수습한 블랙박스를 모스크바로 긴급 이송, 정밀 분석에 나섰다. 조사위원회는 이날 “사고규명을 위한 기술적 요소를 모두 갖췄다”며 “블랙박스기록이 얼마나 온전히 보존돼 있는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블라디미르 우스티노프 검찰총장은 이날 오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사고원인을 보고한 자리에서 “초기 조사과정에서 직접적인 테러의 흔적은발견할 수 없었다”며 “그러나 테러는 물론 인적 오류와 기계결함 등 모든 가능성에 대해 조사를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흑해 연안 휴양지 소치에서 휴가를 즐기다 사고 소식을 듣고 급거 모스크바로 돌아온 푸틴 대통령은 26일을 희생자 추모의 날로 선포하며 관계 당국의 신속하고 정확한 사고조사를 지시했다.
한편 애덤 어럴리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번 사고에는 많은 의혹이 있다”며 “현재로서는 어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논평했다. 라피론 전 이스라엘 벤 구리온 공항 안전보안 책임자는 “두대의 비행기가 거의 동시에 추락한 것은 테러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며 “1시간20여분 가량을 비행하다가 갑자기 조난신호를 보낸 정황을 살펴볼 때 테러에 의한 소행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체첸 대통령 선거일(29일)를 앞두고 발생한 이번 사고가 체첸의 분리 독립을 위해 저항하고 있는 반군 무장 세력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체첸 무장 세력측은 테러 혐의를 극구 부인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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